문화 문화일반

숏폼, 기존 미디어적 접근 안돼…‘가지고 노는’ 콘텐츠가 성공 [제12회 대한민국 문화콘텐츠포럼]

신진아 기자,

전상일 기자,

유선준 기자,

박성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17 18:45

수정 2025.09.19 12:20

<패널토론>
정부 AI 콘텐츠 육성 정책 환영
韓, 숏폼 드라마 제작 환경 열악
숏폼 생태계 이해·수용 필요
광고·커머스 넘어 무한 확장
17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서울강남에서 열린 제12회 대한민국 문화콘텐츠포럼에서 이병민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왼쪽부터)를 좌장으로 이민석 와이낫미디어 대표, 박창우 순이엔티 대표, 정호영 뉴유니버스 대표가 패널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17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서울강남에서 열린 제12회 대한민국 문화콘텐츠포럼에서 이병민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왼쪽부터)를 좌장으로 이민석 와이낫미디어 대표, 박창우 순이엔티 대표, 정호영 뉴유니버스 대표가 패널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숏폼 콘텐츠 업계 대표들이 정부의 AI·콘텐츠 육성정책에 환영 의사를 표하면서도 현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정책 접근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AI·콘텐츠 정책 환영, 현장 맞춤 접근 필요

17일 파이낸셜뉴스가 주최한 제12회 대한민국 문화콘텐츠포럼 패널토론에서 이민석 와이낫미디어 대표는 "정부가 콘텐츠와 AI를 방향성으로 잡고 많은 재원을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은 환영하고 맞는 방향"이라면서도 "AI 기술을 증명해낼 때 가장 좋은 수단이 콘텐츠 퍼포먼스"라고 강조했다.

좌장을 맡은 이병민 건국대 교수는 "정부가 숏폼 콘텐츠 생태계의 고유성을 이해하고, AI 기술과의 연계를 통한 종합적인 육성정책을 펼쳐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창우 순이엔티 대표는 숏폼 콘텐츠의 급성장세를 인정하면서도 업계의 이해 부족을 지적했다. 그는 "숏폼 화법과 기존 레거시 미디어 화법은 다른데, 자꾸 기존 문법을 숏폼에 접목시키려 한다"며 "이렇게 하면 성공하지 못한다"고 경고했다.



실제 사례로 박 대표는 "유튜브의 메가 IP인 펭수가 틱톡에서는 10만~20만 팔로어밖에 안 된다"며 "그 정도 IP라면 플랫폼에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성공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은 플랫폼 특성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숏폼이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제대로 활용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며 "생태계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호영 뉴유니버스 대표는 업계의 접근방식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정 대표는 "업계에서 숏폼 드라마 사업에 접근할 때 플랫폼적 마인드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며 "플랫폼을 잘 만들어놓으면 좋은 작품들이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여러 전제가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아직 숏폼 드라마를 잘 이해하는 제작자와 제작사, 작가, 스태프가 부족한 과도기"라며 "이 사업의 본질은 플랫폼이 아닌 콘텐츠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이 개발한 높은 수준의 비즈니스 모델을 한국 제작사들이 잘 습득한다면 글로벌에서 훨씬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며 "중국 숏폼 드라마의 성공 방정식을 연구하고, 여기에 한국의 K콘텐츠를 얹으면 더 나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론 참석자들은 중국의 폐쇄적 미디어 환경이 오히려 숏폼 콘텐츠 발전의 토양이 됐다는 점도 주목했다. 정 대표는 "중국은 사회주의 체제 때문에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볼 수 없는 환경"이라며 "이런 제약이 오히려 독자적인 플랫폼과 콘텐츠 개발을 가능하게 했다"고 분석했다.

■숏폼, 마케팅 툴로서 활용법 논의

숏폼을 마케팅 툴로서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에 대한 여러 의견이 제시됐다.

순이엔티 박 대표는 숏폼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에 대해 "광고 티를 줄이고 놀이성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브랜드 챌린지가 종종 '광고 같다'는 이유로 외면받는다"는 지적에 대해 "젊은 세대는 명예욕이나 팔로어 확대 욕구 때문에 챌린지에 참여한다"며 "결국 이용자들이 재미있게 가지고 놀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숏폼은 이미 광고와 커머스를 넘어 정치·문화·사회 이슈 형성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박 대표는 "숏폼은 바이럴 측면에서 모든 분야에 열려 있다.
중요한 건 니즈가 명확해야 한다"며 "짧은 시간에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므로 브랜드 홍보인지, 판매 촉진인지 목적을 분명히 하고 딱 한 가지 포인트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별취재팀jashin@fnnews.com 신진아 전상일 유선준 박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