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김장보다 경제적"… 사먹는 고급 김치시장 쑥쑥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17 18:52

수정 2025.09.17 18:52

배추값 고공행진에 판매량 폭증
호텔·유통계 신제품 출시 잇따라
컬리가 CJ제일제당과 공동기획한 제일맞게컬리 매일 맛있는 김치 2종. 컬리 제공
컬리가 CJ제일제당과 공동기획한 제일맞게컬리 매일 맛있는 김치 2종. 컬리 제공
배춧값 폭등으로 '금배추'라는 말까지 나오면서 김장 준비에 대한 부담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값비싼 재료비와 손이 많이 가는 노동을 고려하면 직접 담그기보다 완성품 김치를 사는 것이 낫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추세다. 특히 원재료값 상승으로 인해 프리미엄 김치 제품은 심리적 가격 부담이 덜해지면서 매출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1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8월 배추 1포기(상품) 소매 평균 가격은 6653원으로 전월 대비 44.7% 증가했다. 두 달 전인 6월과 비교하면 93.4% 상승해 약 두 배 가까이 올랐다.



김치 재료비가 오르면서 직접 만들기보다 믿을 수 있는 제품을 구매하는 수요도 늘고 있다. 신선식품을 주로 판매하는 컬리의 올 1~8월까지 김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증가했다. 컬리는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최근엔 CJ제일제당과 공동 기획한 '제일맞게컬리 김치'도 론칭했다. 지난 9일 첫선을 보인 이 제품은 출시 직후 일주일 동안 컬리 김치 상품의 평균 판매량 대비 6배 이상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홈쇼핑에도 김치 판매량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신세계라이브쇼핑에서 지난 10일 판매된 조선호텔 김치는 목표 대비 160%의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13일 방송에서는 목표를 80% 이상 초과달성했다. 편성시간에 따라 일부 차이는 있지만 평균 수천명의 고객이 주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의 조선호텔 김치는 꾸준한 판매량으로 스테디 셀러가 됐다. 지난 2016년 처음 포기김치를 판매했으며, 지금까지 누적 판매금액은 3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재구매율 역시 높아 10번 이상 구매한 고객도 있다.

프리미엄 김치의 대명사 '호텔김치'는 국내 주요 특급호텔에서 앞다퉈 제품을 출시할 정도로 시장이 커졌다. 호텔의 부가 사업을 넘어 브랜드의 핵심 전략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호텔들은 최상급 원재료와 셰프 레시피를 앞세워 고급 김치 시장 입지를 다진데 이어 자체 HACCP 공장 운영, 해외 수출 확대 등으로 김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전통 발효 방식과 장인의 손맛을 강조하는 '명인 김치'도 프리미엄 김치 시장에서 견고한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강순의, 김효숙 명인 등 장인의 이름을 내건 제품은 여전히 소비자에게 '믿고 먹는 김치'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김장을 하지 않고 김치를 소량으로 사먹는 가구가 많아지면서, 고객들도 단순히 양보다는 맛과 가성비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