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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중 악재에 3일 연속 하락…전문가들 “정치적 잡음”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18 05:57

수정 2025.09.18 05:57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 길에 동행한 젠슨 황(왼쪽)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 길에 동행한 젠슨 황(왼쪽)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AP 뉴시스

엔비디아 주가가 17일(현지시간) 급락했다. 15일 이후 사흘 내리 떨어졌다.

계속해서 중국 악재가 엔비디아 발목을 잡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사이버공간관리국(CAC)은 최근 바이트댄스, 알리바바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에 엔비디아의 RTX 프로 6000D 반도체 시험가동과 주문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RTX 프로 6000D는 엔비디아의 최첨단 인공지능(AI) 아키텍처인 블랙웰 기반 반도체로 중국 수출을 위해 성능을 낮춘 것이다.



이전 세대 AI 반도체인 H20 중국 수출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금지했다가 해제한 뒤 중국 수출 길이 사실상 막힌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 재진입을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반도체다.

이 반도체 수출마저 막히면서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에서 완전히 손을 떼야 할지 모른다는 우려로 엔비디아 주가는 또 떨어졌다.

그러나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 일부는 시장의 우려가 과도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과 무역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지렛대(레버리지)로 엔비디아를 물고 늘어지는 것이라면서 중국의 ‘정치적 쇼(political theater)’라는 주장이 나온다. 그저 ‘잡음(노이즈)’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일본계 금융사 미즈호의 조던 클라인 애널리스트는 17일 분석 노트에서 중국의 대응은 “순전히 허세이자 노이즈”라는 자신의 이전 분석을 더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서 나오는 소식들을 액면 그대로 믿으면 안 된다면서 중국의 대응은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허풍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클라인은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이 아니더라도 다른 시장에서 더없이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 퓨처럼(Futurum)그룹의 대니얼 뉴먼 최고경영자(CEO)도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뉴먼은 엔비디아의 중국 사업을 둘러싼 소식들은 “점점 더 정치적 쇼처럼 보이고, 그렇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이런 ‘쇼’를 벌이는 것은 대중의 불만을 잠재워야 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했다.

뉴먼은 중국 지도부가 중국 대중에 국수주의적으로 보여야만 하고, 자체 AI 반도체와 인프라 개발에 집중한다는 점을 강조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중국 토종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시스템은 자신이 보기에 엔비디아에 “크게 뒤처진다”면서 중국이 토종 업체들에 의존하다가는 결국 심각한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먼은 “우리는 엔비디아가 중국의 AI 야망에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믿고 있다”고 단언했다.

중국 악재에도 불구하고 일본계 다이와는 엔비디아가 저평가됐다면서 목표주가를 165달러에서 20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실적상회(매수) 추천도 유지했다.


엔비디아는 이날 4.59달러(2.62%) 하락한 170.29달러로 마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