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포츠일반

'박한결, 김지석에 최재영까지' 키움, 고교 특급 내야 싹쓸이…더이상의 내야 유망주 수급 필요없다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18 13:55

수정 2025.09.18 14:20

올해 내야 TOP3 중에 2명 수혈
운명처럼 제2의 김혜성 박한결 10번 순번에
고교 최고 컨택터 김지석까지 11번에
4R에 거포 유격수 자원 최재영 지명
이제 너무 많아진 내야 유망주 자원
더이상 내야 유망주 수급은 불필요... 키워내는 것이 문제

17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6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1라운드 10순위 지명을 받은 전주고 박한결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연합뉴스
17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6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1라운드 10순위 지명을 받은 전주고 박한결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17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6 KBO 신인드래프트. 스포트라이트는 단연 NC 다이노스의 선택에 쏠렸다. 신재인과 오재원이 연달아 상위 지명을 받으며 현장이 술렁였고, 한화도 그 흐름에 올라탔다. 하지만 조용히, 그러나 그 와중에 조용히 실속을 챙기고 있던 팀도 있다. 바로 최상위 순번을 지닌 키움 히어로즈다. 키움은 1R 첫번째 선택으로 박준현을 품에안았다.

이것까지는 당연히 예상되는 수순이었다. 여기에 더해서 조상우를 보내고 얻은 1R 지명권으로 키움이 선택한 선수는 박한결(전주고)이었다. 올해 고교 내야 TOP2로 꼽힌 그는 청소년대표팀에서 가장 돋보였던 선수였다. 빠른 공에도 흔들리지 않는 타격 메커니즘, 상황에 맞춘 컨택 능력, 장타력까지. LG가 마지막까지 군침을 흘린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하지만 양우진이 밀려나며 결국 운명처럼 키움의 품에 안겼다.

인천고 3학년 김지석.한화이글스 제공
인천고 3학년 김지석.한화이글스 제공

박한결은 긴장 속에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을 맞았다. “적어도 1라운드 안에는 들어가고 싶었다”던 그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 게다가 롤모델로 꼽아온 김혜성이 뛰는 팀의 유니폼을 입었다. 팔꿈치 통증으로 송구에 불안 요소가 있지만, ‘야구를 예쁘게 한다’는 평가처럼 기본기와 멘탈이 빼어난 내야수다. 당장 2루, 나아가 유격수까지 가능한 카드다. 좋은 타격메커니즘을 보유하고 있고, 155km 이상의 빠른 공에도 대응이 된다. 느린공과 빠른 공에 따라 다른 컨택을 가져갈 수 있고, 장타력도 있다. 박한결의 롤모델이 김혜성이고, 실제로 김혜성과 비슷한 야구를 한다는 평가도 키움과 뭔가 운명처럼 엮이는 부분이 있다.

그것이 끝이 아니다. 여기에 키움은 2라운드에서 김지석(인천고)을 품었다. 올해 인천권 최고 유망주 중 하나이자, 전국을 통틀어도 컨택 능력만큼은 독보적인 선수다. 타율 0.442, 전국대회 전 경기 4할 이상 타율, 청소년대표팀에서의 활약까지. 장타력이 다소 아쉽다는 평가도 있지만, 3루에서의 안정된 수비와 타격 메커니즘은 확실한 장점이다. 약한 어깨가 아니다. 1루로 쏘는 송구도 나쁘지 않다. 홈런 2개, 도루 12개라는 기록이 말해주듯, 단순히 ‘맞히는 타자’가 아니라 다양한 무기를 갖춘 선수다. 그는 명문고야구열전에서도 한화이글스배 올스타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며 꾸준한 우상향을 기록한 선수라는 장점도 있다.

휘문고 최재영.휘문고 제공
휘문고 최재영.휘문고 제공

KIA에서 받아온 4라운드 지명권으로 최재영(휘문고)을 지명한 것도 눈에 띈다. 작년까지만 해도 ‘유격수 최대어’ 후보로 꼽히던 선수. 무엇보다 파워풀한 스윙이 매력이다. 위의 김지석-박한결과는 완전히 결이 다른 타자다. 언제나 풀스윙을 돌린다. 잘 터질 경우 강정호를 연상시키는 20홈런 포텐셜. 한 경기 3홈런을 때려낸 경험은 그의 최대 강점이다. 시즌 막판 0.300 타율을 맞추며 가능성을 보여줬다.4R 정도라면 충분히 모험을 걸어볼만한 선수다.

키움은 지난해에도 이미 내야 자원을 무섭게 긁어모았다. 2라운드 염승원(2024년 이영민 타격상 수상), 3라운드 어준서(현재 주전 유격수), 5라운드 전태현, 6라운드 양현종, 7라운드 권혁빈, 여기에 여동욱까지. 2루, 3루, 유격수 자원에 발 빠른 쌕쌕이형부터 장타자까지, 스타일도 다양하다. 지금의 키움은 내야 유망주만 놓고 본다면 KBO 최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히려 너무 많아서 걱정일 정도다.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현재 성적은 분명 냉정하다. 이제 키움에게 중요한 것은 ‘누굴 더 데려오느냐’가 아니라, 이미 데려온 선수들을 어떻게 키워내느냐다.
2루, 3루, 유격수에 모두 특급 원석들이 준비돼 있다. 이정도 모았다면 더이상의 유망주 수혈은 큰 의미가 없다.
지금은 조용하지만, 언젠가 폭발할 내야진의 미래가 히어로즈 팬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