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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우진'은 시작일 뿐! LG의 노림수는 따로있다... '150km' 우명현·권우준으로 역대급 드래프트 노린다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19 10:35

수정 2025.09.19 12:53

"우명현, 3R서 뽑을려고 일부러 비워놓고 있었다"
"3월에 던지는 모습만 보면 박준현, 양우진보다 나아"
"권우준, 메커니즘 좋고 신장좋은 우완... 거를 수 없었다"
"양우진, 우명현, 권우준 모두 신장크고 150km 던지는 투수"
"피로골절은 아무것도 아니다" 현장에 강한 힘 싣어준 LG

LG 트윈스에 지명된 부산고 우명현.사진=전상일 기자
LG 트윈스에 지명된 부산고 우명현.사진=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지난 17일 펼쳐진 신인드래프트에서 가장 뜨거웠던 선수는 역시 양우진이었다. 양우진이 8번까지 밀렸고, 그 선수를 직접 지명하며 LG가 이번 드래프트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 LG는 양우진을 잡으며 8순위에서는 다시 없는 호사를 누렸다. LG는 현재까지만 보면 내년 시즌 10순위에 가장 가까운 팀이다. 그리고 최근 7년간 계속 하위순번에서만 지명권을 행사하고 있다.

순번이 뒤로 갈수록 가장 황폐해지는 것은 투수 자원이다. 그런 의미에서 LG는 좋은 투수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올 시즌 LG의 선두가 가능했던 것도 유영찬의 복귀와 김영우의 존재가 큰 역할을 했던 것처럼 계속적인 수혈이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양우진이 끝이 아니다. 오히려 LG 트윈스 스카우트 팀의 비장의 무기는 따로 있다. 바로 3R에 지명한 우명현과 4R에 지명한 권우준이다. 우명현은 프로야구 팬들에게는 생소한 이름이다. 하지만 중학교 당시 이미 신장이 크고 140km 이상을 훌쩍 넘게 던져 경남권 포함 부산 최고 투수 유망주였다. 하지만 부상이 그를 사로잡았다. 우명현 또한 피로골절로 올 시즌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6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8순위로 LG 트윈스에 선발된 양우진이 유니폼을 착용하고 있다.뉴스1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6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8순위로 LG 트윈스에 선발된 양우진이 유니폼을 착용하고 있다.뉴스1

우명현은 시즌 초반 신세계이마트배와 주말리그 4경기 등 총 5경기에서 투구했다. 그런데 그 대회에서 그의 가능성을 LG 스카우트진이 발견했다. LG 관계자는 “3월달 당시에 그가 던지는 모습을 보신 적이 있는가”라고 말하며 “그때 던지는 모습만 보면 박준현·양우진보다 더 좋은 볼의 힘을 지니고 있다”라고 말했다.

백성진 팀장 또한 인터뷰에서 “아마추어에서 저만한 구위를 갖고 있는 투수는 없다”라며 “우리가 뽑고 싶은 선수인만큼 보다 안정적인 순번에서 데려오고 싶어서 3R를 아예 비워놓고 기다렸다”라고 말했다. “기대할 수 있는 게 너무 크다. 중요한 자리인만큼 중요한 선수를 데려오고 싶었다”라고 극찬을 했다. 부상 문제만 해결되면 또 한명의 우완 파이어볼러가 대기중인 것이다. 제구가 나쁜 선수는 아니고, 원래 야잘잘이었던 선수이기에 LG에서는 1년만 부상을 치유하고 가다듬으면 또 한명의 우완 강속구 투수가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권우준 또한 마찬가지다. 제물포고 권우준은 KIA에 지명된 지현과 함께 제물포고를 이끈 쌍두마차였다. 권우준은 예상보다 지명이 밀린 케이스다. 권우준의 가장 큰 장점은 큰 신장과 더불어서 메커니즘이 좋다는 것이다. 투구폼이 부드럽고 팔이 넘어오는데 큰 무리가 없다. 거기에 스피드도 빠르다.좋은 변화구도 갖고 있다. 다만, 제구가 아직은 많이 들쑥날쑥하다. 특히, 볼이 높게 뜨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LG는 자신감이 있다. 폼이 예쁘고 부드럽다면 탄착군만 조금 맞춰주면 충분히 개선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차명석 단장과 서용빈 총괄이 드래프트 현장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전상일 기자
차명석 단장과 서용빈 총괄이 드래프트 현장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전상일 기자

무엇보다 백성진 팀장은 “사실 우리가 이 순번에서 투수를 지명하려는 것은 아니었다. 권우준은 더 위에서 나갈 것으로 예상했다”라고 말했다. 즉 권우준이 떨어지자마자 생각을 바꿔서 권우준을 즉석 지명했다는 것이다. 권우준을 지명한 이유는 간단했다. “이런 투수는 거를 수가 없다”라고 힘줘 말했다. 무엇보다 “양우진 150km는 다들 아실 것이다. 그런데 우명현도 150km를 던지고, 권우준도 150km를 던진다”라고 말했다. 좋은 메커니즘에 150km를 던지는 투수인만큼 탄착군만 조절해주면 공이 좀 뜨는 정도는 큰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LG의 이야기다.

여기에 좌완 투수도 제구가 좋은 박준성(인천고)과 장신 좌완 박성진(휘문고)도 꽤나 쏠쏠하다. 박준성은 빨리 당장 내년에도 쓸 수있는 선수고, 박성진은 구속이 안나오지만 공의 힘이 붙으면 괜찮은 190cm 장신 좌완 투수다.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1회초 LG 염경엽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뉴스1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1회초 LG 염경엽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뉴스1

LG는 올해 2023년에 이어서 2025년 또 다시 통합 우승에 도전한다. 그런데 LG 트윈스의 강세는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될지 모른다. 작년에는 10번, 올해는 8번임에도 투수 수혈이 너무 잘되고 있다.최근 LG가 잘 나가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현장과 스카우트팀의 커뮤니케이션이다.

백성진 팀장은 “1군 염경엽 감독이 김영우를 활용할때도 힘이 붙기 전에는 1이닝 이하에서 끊어주고 힘이 붙으니까 어려운 상황에 올려서 역할을 부여하고 하는 일련의 과정이 너무 좋았다고 생각한다”라며 작년 부상이 있어서 순번이 다소 밀렸던 김영우를 잘 만들어준 것은 염 감독의 공이라고 현장을 극찬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염경엽 LG 감독은 신인드래프트가 펼쳐졌던 당일 인터뷰에서 “피로골절은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고 차명석 단장은 현장에서 “피로골절은 투수에게 감기”라며 스카우트 팀에게 강력한 힘을 싣어줬다.
아직 19세의 선수들이다.

피로골절도 분명 관리가 필요한 부상이지만, 어깨나 허리 등의 문제와는 다르다.
이 문제만 슬기롭게 잘 해결하면 양우진과 더불어서 우완 장신 강속구 투수 3인방을 얻어낸 이번 신인드래프트는LG팬들에게 두고 두고 회자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