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농협중앙회장, 김윤식 신협중앙회장, 노동진 수협중앙회장, 최창호 산림조합중앙회장은 19일 오전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이 원장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원장은 이 자리에서 "부실 PF 부분이 계속 (상호금융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부동산 개발성 대출과 관련돼 부실이 확대되는 부분을 빨리 잡아서 신속한 금융 회복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굉장히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또 건전성 관리가 신뢰의 본질적인 요건임을 짚으며, 조합에 대한 부실 PF 정리에 적극 나서 조합들이 적극적인 상·매각 등의 방법으로 조속히 부실을 정리할 수 있도록 중앙회가 조합 업무 지도·감독에 충실히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원장이 지적한 대로 상호금융권의 PF발 수익 악화와 연체율은 심각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상호금융기관(NH농협·산림조합·새마을금고·수협·신협)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748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조5512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새마을금고가 1조3287억원의 순손실을 거두며 반기 실적 기준으로 1963년 창립 이후 62년 만의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신협도 337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수협(731억원 손실), 산림조합(622억원 손실)이 뒤를 이었다.
부동산 및 건설업 관련 대출과 PF성 대출의 부실 결과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상호금융기관의 부동산·건설업 대출 연체율은 올해 1·4분기 10.98%로 2022년(2.69%)에 비해 8.29%p 증가했다. 각 기관의 연체율 역시 새마을금고(8.37%)였다. 신협(8.36%), 수협(7.82%), 산림조합(7.46%), 농협(4.7%) 등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금융당국이 연일 부실 PF 처리를 강조하는 만큼 상호금융업계는 남은 하반기 부실 자산 정리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계획이다. 신협중앙회는 올해 연말까지 2조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매각하는 것이 목표다. 앞서 지난해 자회사인 'KCU NPL대부' 등을 통해 3000억원을 털어낸 바 있다.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하반기에 부실채권을 많이 정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연말에는 연체율이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도 자회사인 MCI대부뿐 아니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유암코 등 신규 부실채권 매각 채널을 발굴해 연체 관리 방식을 다변화하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올해 상반기에만 3조80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정리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상반기 연체율이 8%를 넘기면서 건전성 관리에 가장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상호금융권의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는 만큼 금융소비자 권리 도입과 내부통제 강화도 주문 받았다. 이 원장은 "영세 조합은 단 한 건의 횡령이나 부당 대출 사고로도 존립이 흔들릴 수 있다"며 "중앙회 차원의 통제를 강화하고 전산 시스템 고도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당부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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