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로 인해 상품(원자재) 가격이 다시 들썩일 것으로 JP모건이 전망했다. 다만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는다는 단서를 달았다.
연준은 17일(현지시간) 이틀에 걸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예상대로 0.25%p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 만이다.
연준은 아울러 FOMC 위원들이 예상하는 금리 수준을 나타내는 ‘점 도표(Dot Plot)’를 통해 올해 남은 10월과 12월 FOMC에서 각각 0.25%p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20일 CNBC에 따르면 나타샤 카네바가 이끄는 JP모건 애널리스트 팀은 18일 고객들에게 보낸 분석 노트에서 연준의 17일 금리 인하가 상품 가격을 치솟게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JP모건은 “역사적으로 상품은 연준의 첫 번째 금리 인하를 전후해 수익을 창출해왔다”면서 상품 가격 상승을 예상했다.
JP모건은 다만 상품 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할지는 경제 상황과 이에 따른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좌우할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미 경제가 탄탄한 성장 속에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둔화되면서 연준이 금리를 내리는 연착륙 시나리오를 따르면 상품 가격이 급속히 뛸 수 있다고 JP모건은 전망했다.
JP모건에 따르면 미 거시 경제 환경이 지금과 거의 같았던 1995년과 2024년에는 연준이 금리를 내리고 9개월 뒤 상품 가격이 15% 넘게 뛰었다.
그러나 만약 연준의 금리 인하가 인플레이션은 좀체 잡히지 않는 가운데 성장 둔화나 경기 침체가 임박한 상황에서 이뤄지면 상품 가격은 오르기보다 평균 16% 폭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 경기침체가 임박했던 1998년, 2001년, 2019년에는 연준이 금리를 내렸지만 상품 가격은 평균 16% 급락했다.
JP모건은 현재 뉴욕 금융시장은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이른바 ‘골디락스’ 시나리오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성장과 인플레이션이 경기침체를 유발하지는 않으면서도 연준의 금리 인하를 가능하게 할 정도로만 완화되는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JP모건은 이런 시장의 골디락스 시나리오와 달리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을 40%로 높게 보고 있다.
한편 JP모건에 따르면 상품 가격은 종류별로 시간차를 두고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금리 인하에 가장 빠르게 반응하는 것은 금을 비롯한 귀금속이다. 산업용 금속은 귀금속 가격이 움직이고 난 뒤에야 변화하는 속성이 있다.
이와 달리 에너지는 금리 변동 뒤 석 달 동안은 보합세를 보이다 이후 급격한 상승이나 하강을 기록하는 경향을 보인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