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경찰, 권총 고무패킹 제거 추진…총기사건 대응력 강화

뉴스1

입력 2025.09.21 06:40

수정 2025.09.21 08:33

현재 경찰이 사용하고 있는 38구경 리볼버 권총. 방아쇠 뒷편에 고무패킹이 끼워져 있다.
현재 경찰이 사용하고 있는 38구경 리볼버 권총. 방아쇠 뒷편에 고무패킹이 끼워져 있다.


현재 경찰이 사용하고 있는 권총집(파우치) 모습.
현재 경찰이 사용하고 있는 권총집(파우치) 모습.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경찰이 오발사고를 막겠다며 권총 방아쇠울에 고무패킹을 끼워 넣게 한 규정을 폐지하고 원터치로 발총이 가능한 권총집(파우치)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인천 송도 사제총기 사건 당시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고 위기 상황 시 신속하게 물리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 장치를 제거하겠다는 취지다.

21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경찰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총기사건 현장 대응력 강화방안'을 국가경찰위원회에 보고했다. 최근 발생한 사제총기 사건을 통해 실제 총기사건에 대비한 훈련과 보호 장비 등이 부족했다는 판단에서다.

먼저 경찰은 칼이나 사제총기 등의 위험한 도구를 소지한 피의자에 대해 신속하게 총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이에 경찰은 현재 일선 경찰관들이 사용하고 있는 38구경 리볼버 권총 방아쇠울에 걸려 있는 고무패킹을 제거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그간 경찰은 혹시 모를 오격발을 막기 위해 권총 방아쇠 뒤에 고무패킹을 넣어 안전장치로 사용해왔다. 하지만 급박한 상황에서 총을 꺼내 고무패킹을 빼는 과정에서 대응이 지연되고 경찰관들이 손가락 등에 부상을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제기돼 왔다.

또 경찰은 현재 이중 잠금장치로 돼 있는 권총집도 원터치로 발총이 가능하도록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현 권총집은 버클과 벨크로(찍찍이)로 이단 잠금장치가 돼 있어 풀어내는 데 시간이 걸리고 한 손으로 발총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경찰은 송도 사제총기 사건 당시 출동한 지역 경찰에게 '방탄방패'가 없어 현장 진입이 어려웠다는 지적도 수용해 새 장비를 도입하기로 했다. 경찰은 경찰서별로 방탄방패를 8개씩 보급해 상황실(4개)과 형사팀(4개)에 배치하겠다는 방침이다.

장비뿐 아니라 훈련과 대응 체계도 전면적으로 보완한다. 경찰은 최근 이상동기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신설한 '흉기 피습 대응 훈련'에 총기 사건을 가정한 실전 훈련 프로그램을 추가하기로 했다.

또 경찰은 1년에 4번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특별사격'에서 발총 후 곧바로 사격을 하는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금까지의 사격 훈련은 사로에 놓인 총을 집어 준비된 시간에 격발하는 방식이었다.

총기 사건 발생 시 현장 대응 체계도 재정비된다.
지금까지는 경찰특공대 도착 이후 본격적으로 작전을 수행했지만, 앞으로는 강력팀과 지역 경찰이 상황관리관의 지휘 아래 먼저 대응할 수 있도록 합동 대응 체계를 마련한다.

또 특공대가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작전에 투입될 수 있도록 이동 중 현장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이번 방안은)방향성만 설정한 것으로 개별적으로는 협의와 규정 개정 등이 별개로 진행돼야 한다"라며 "(물리력 사용 제한 완화 등에 대한) 반대 의견도 있으니 이런 것을 조율해 가면서 단계별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