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무원 연세대 교수가 본 '최태원'
崔, 사회적 가치 경영을 처음으로 제시
경영 방향 제시해도 실행은 조직 자율에
"통상, 대부분의 기업인들은 인공지능(AI)으로 어떻게 하면 생산 효율성을 배가시킬 수 있는지를 물어본다. 내가 직접 본 최태원 회장은 그런 고민도 하지만, '어떻게 하면 AI가 사회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까'를 묻는 리더였다."
이무원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사진)는 21일 본지 인터뷰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대해 "'사회 실험가'에 가깝다고 본다"면서 "사회 혁신과 실험을 통해서 기업의 성장을 모색하는 리더"라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 "사회와 토론하고 담론을 쌓으며, 끊임없이 실험을 이어가려는 노력도 엿보인다"고 했다.
이 교수는 SK그룹의 사회적 가치 경영을 상징하는 '더블 보텀라인(DBL)'을 주제로 최 회장과 함께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사례연구를 공동 집필했다. 최 회장은 기업의 이윤활동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더블 보텀라인'을 추진해 왔다.
이 교수는 "산업계에서 더블 보텀라인을 공식적으로 제시한 건 최 회장이 최초"라고 전했다.
'DBL 경영'은 재무제표처럼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를 화폐 단위로 측정하고 관리하는 방식이다. 단순히 돈을 버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에 기여한 부분까지 경영성과로 환산해 기업 전략에 반영한다는 점에서 기존 경영 패러다임과는 확연히 다르다.
이 교수는 "지난 10년간 사회적 가치를 추진해 왔듯, 변화하는 시대상에 맞춰 최 회장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실험'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더십 스타일에 대해선 "본인의 철학, 판단대로 기업 경영의 큰 방향성은 직접 제시하지만, 실행은 조직 자율에 맡기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선이 굵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가 메모리반도체 시장 2등에서 1등으로 올라설 수 있었던 것도 기술 경영진에 대한 신뢰, 자율성이란 원칙을 주지했기 때문이란 평가가 나온다.
ehcho@fnnews.com 조은효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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