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대외개방도 높은 비기축통화국
대외 충격 발생 시 더 민감하게 반응
신흥국보다 금융·외환시장 심도 낮아
외환시장 개선 등 자금 유입 확대해야
대외 충격 발생 시 더 민감하게 반응
신흥국보다 금융·외환시장 심도 낮아
외환시장 개선 등 자금 유입 확대해야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BoK 이슈노트: 금융·외환시장 심도를 고려한 정책대응 분석’에 따르면 금융·외환시장의 심도가 낮은 국가는 글로벌 리스크 충격 시 환율과 금리가 과도하게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경제주체가 대외차입 시 글로벌 투자자에게 지불해야 하는 추가비용, 즉 ‘유위험 금리평형 프리미엄(UIP 프리미엄)’이 크게 확대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심도가 매우 얕다는 것이다. 한은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17개국을 분석한 결과, 글로벌 리스크 충격에 대한 우리나라의 UIP프리미엄의 반응계수(2.11%p)는 신흥국 평균(1.68%p)보다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UIP프리미엄은 더 크게 확대될수록 금융·외환시장의 심도가 얕다는 의미로, 우리나라가 신흥국보다도 금융·외환시장의 심도가 낮은 것이다.
김민 한은 국제국 국제금융연구팀 과장은 “우리나라와 같이 대외개방도가 높은 비기축통화국은 글로벌 위험회피성향 확대나 달러 유동성 축소 등의 대외충격 발생 시 기축통화국에 비해 금융·외환시장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대체로 자국통화 절하와 시장금리 상승으로 나타나며, 이 과정에서 국내 금융시장 경색을 동반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심도가 낮은 구조적 원인에는 우리나라에 대한 리스크 평가가 다른 나라보다 높은 점과 금융기관 자체 규제 등 제약조건 등이 있다”며 “이에 같은 충격이 왔을 때 글로벌 투자자들이 다른 국가보다 한국의 자금을 더 빨리 유출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금융·외환시장의 심도가 얕은 국가는 글로벌 리스크 충격 시 실물부문이 더 크게 위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리스크 충격에 따른 자본유출과 국내 금융스프레드 확대 간 상관관계가 높을수록 경기위축이 더욱 심화된 것이다. 실제 외환시장 개입 및 거시건전성정책이 환율과 금리스프레드를 낮추고, 이는 국내총생산(GDP)갭와 인플레이션갭을 축소시켜, 후생손실을 18.3% 감소시키는 효과를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은은 대외충격이 국내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융·외환시장의 심도 개선이 중요하다고 봤다. 특히 현재 추진하고 있는 외환시장 구조개선 방안이 심도 제고에 긍정적인 기여를 한다는 지적이다.
김 과장은 “외국 투자자들의 국내 외환시장 접근성을 높이면 원화 거래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글로벌 리스크 충격이 있을 때 가격의 변동성을 좀 더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환시장 구조개선 이후 일평균 현물환 거래량(2024년 7월~2025년 6월) 123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3%(17억3000만달러), 지난 5년(2019~2023년) 평균 대비 44.6%(37억9000만달러) 증가하는 등 외형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김 과장은 “또한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으로 국내 채권시장에 대한 외국인 자금 유입 확대 등을 통해 국내 금융·외환 시장의 심도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대외충격에 대해서 통화정책뿐만 아니라 외환시장개입 및 거시건전성정책의 공조를 통한 정책조합으로 대응 시, 당국의 정책목표를 더욱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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