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자치구 지방재정 공동선언’ 발표
"서울이 국가 정책 부담을 과도하게 떠안아"
"소비쿠폰으로 5800억원 추가 부담"
[파이낸셜뉴스] 서울시와 자치구가 중앙정부의 국비 차등지원과 정책비용 전가 관행을 중단하라고 공식 요구했다. 정부가 소비쿠폰을 추진한 가운데, 수도 서울이 국가 정책 부담을 과도하게 떠안고 있는 현실을 개선하지 않으면 지방재정의 지속 가능성이 흔들린다는 위기의식에서다. 시는 이런 불합리함을 설명하는 초대형 현수막을 청사에 내걸고 시민들에게 절박함을 호소하고 나섰다.
"서울이 국가 정책 부담을 과도하게 떠안아"
"소비쿠폰으로 5800억원 추가 부담"
서울시는 22일 오전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서울시-자치구 지방재정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는 △중앙정부의 정책비용 일방 전가 중단 △서울시 차별적 국비 보조율 개선 △지속 가능한 재정 운영을 위한 자율성과 건전성 확보 등을 담았다.
서울시가 문제 삼은 대표적 사례는 최근 정부가 추진한 소비쿠폰 사업이다. 정부는 전국 시·도에 사업비를 통보하면서 협의 과정 없이 서울만 국비 보조율을 75%로 낮게 책정했다. 나머지 16개 시·도는 90% 보조율을 적용받았다. 그 결과 서울시와 자치구가 떠안은 추가 부담이 5800억원에 달한다는 주장이다.
서울시는 이번 선언을 시민들에게 직접 알리기 위해 대외 홍보에도 나섰다. 최근 서울도서관 정면에 '청년에게 되돌아올 빚의 파도, 서울시가 막고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 지방재정 건전성 확보를 강조하는 서울시의 정책 기조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의 재정 자율성 확보는 곧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미래"라며 "서울시와 자치구가 한목소리로 공정한 보조와 자율적 재정운영을 요구하는 이번 선언이 제도개선의 전환점이 되도록 끝까지 책임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서강석 구청장협의회장(송파구청장)도 "지방재정은 국가와 달리 원칙적으로 적자 운영이 불가하다. 국비 차별이 계속되면 필수 복지·안전 사업부터 축소할 수밖에 없어 결국 시민이 피해를 본다"며 "지자체의 자치재정권 확대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이번 공동선언에는 25개 자치구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 구청장이 있는 15개 자치구가 참여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10개 자치구청장들은 참여하지 않았다.
공동선언 직후 열린 ‘민선지방자치 30주년 기념 지방재정 포럼’에서는 학계·연구기관·서울연구원 전문가들이 모여 해법을 논의했다. 서울시는 이번 공동선언문과 포럼에서 도출된 제안을 정리해 국회와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 중앙부처에 건의할 계획이다. 시도지사협의회, 지방재정·행정학회, 전문가 그룹과 협력해 제도 개선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