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fn이사람] "제주공항 '우무푸딩 팝업' 성공… 지방공항 살 길 찾았죠"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22 18:27

수정 2025.09.22 18:27

김운종 한국공항공사 글로컬사업본부 항공영업실장
제주 특산물 디저트 카페와 협업
14만명 방문… 적자 해결법될 것
다만 복잡한 임대 시스템 걸림돌
입점 문턱 낮춰 활성화 유도해야
김운종 한국공항공사 글로컬사업본부 항공영업실장. 한국공항공사 제공
김운종 한국공항공사 글로컬사업본부 항공영업실장. 한국공항공사 제공
"공항은 대한민국의 관문이다. 지방공항이라는 플랫폼을 활용해 K컬처와 지역 특화 콘텐츠를 공항 팝업스토어에 적용하면, 지방공항 적자 축소와 더불어 지역균형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

김포국제공항에서 22일 만난 김운종 한국공항공사 글로컬사업본부 항공영업실 실장(사진)은 '팝업스토어'를 통한 지방공항 활성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인천국제공항은 올해(1∼8월) 운항 27만9275편, 여객 4885만4439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동기 대비 각각 104%, 102%의 회복률을 보였다. 이에 비해 인천·김포공항을 제외한 지역공항은 운항 6만6901편, 여객 1086만498명으로 각각 87%, 96%에 그쳤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으로 인한 국내 항공업계 재편, 코로나19 이후 국제노선 중심 항공사의 기재 운용, 단체관광 감소와 수도권 중심 개별여행 확대 및 공항 면세점 선호 감소 등이 영향을 미친 결과다.

김 실장은 "지역공항은 국민의 기본적 교통 편의를 보장하는 공익적 기능 수행과 동시에 국가 균형발전과 지역 주민들의 이동권 보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 일본 소도시 여행 증가처럼 지역 경제·관광 활성화에도 큰 역할을 하는 만큼, 지방공항별 특화된 직항노선 확대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방공항 활성화의 키로 '팝업스토어'를 꼽았다. 팝업스토어란 비교적 짧은 기간 운영되는 오프라인 소매점으로, 특정 장소를 임차해 임시로 운영하는 매장을 뜻한다. 올해 글로벌 팝업스토어 시장 규모는 약 950억달러(약 131조원)로 추정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김 실장은 "2023년 제주공항에서 근무할 당시 포켓몬스터 팝업스토어를 한달간 열었는데 방문객이 8만명을 넘어섰다"며 "일본에서도 한정판 아이템을 구매하기 위해 제주공항을 찾을 만큼 인기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그가 공항공사에 재직하며 가장 뿌듯했던 순간도 팝업스토어로 지역 기업이 글로벌 판로 개척기업으로 성장했을 때를 꼽았다. 그는 "제주공항에 우무푸딩 팝업스토어를 열었는데 방문객이 14만1000명, 매출액이 12억원에 달했다"며 "우뭇가사리라는 특산물을 이용한 푸딩과 비누가 인기를 끌면서 제주를 찾은 바이어의 제안으로 해외 백화점에서 판매되며 수출 판로를 개척했다"고 흐뭇한 미소를 보였다.

다만 공항 팝업스토어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백화점 등 일반 기업이 수의계약으로 매점을 만들 때 약 열흘이 소요되는 반면, 공항은 공개경쟁입찰에 따른 입찰공고와 재공고(국가계약법에 따라 무응찰 또는 단독 응찰 시 재공고 후 수의계약 가능)로 계약에만 약 67일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특색 있는 기업들이 유치 과정에서 공항을 외면하는 이유다.


김 실장은 "입점을 희망하는 소상공인들도 전자시스템 활용과 보증금 마련 등 입찰 행정절차 부담이 커 고개를 내젓고 있다"며 "상시모집 형태의 단기임대 제안서 평가방식 도입으로 문턱을 낮춘다면 서울에서만 보던 유명 팝업을 지역공항에서도 도전해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