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중남미

"보고 싶었어"…석 달 만의 조우, 트럼프가 머스크에 건넨 말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23 04:00

수정 2025.09.23 13:59

미국시간 21일,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찰리커크 추모식
英 데일리메일, 독순술 전문가 동원 통해 대화 내용 해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애리조나에서 열린 찰리 커크 추모식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 얘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애리조나에서 열린 찰리 커크 추모식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 얘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대규모 감세 법안을 두고 공개적으로 충돌하며 사이가 틀어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석 달 만에 공식 석상에서 만났다.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대화 내용에 대중의 관심이 쏠렸다.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는 21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 교외 글렌데일의 스테이트팜 스타디움에 열린 미국의 우익 청년활동가 찰리 커크의 추모식에 참석했고 방탄유리로 된 대통령 전용석에 나란히 앉았다.

영국의 데일리메일은 입술과 얼굴 움직임으로 대화 내용을 알아내는 기술을 가진 독순술 전문가를 동원해 추모식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가 나눈 대화 내용을 분석했다. 전문가는 두 사람이 화기애애한 내용의 대화를 주고받았다고 판단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를 본 뒤 악수를 청하고 다리를 두드리는 등 반가움을 표시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몸을 기울이며 머스크에게 뭔가를 말했고 머스크는 여러 번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잡히기도 했다.

독순술 전문가인 니콜라 히클링은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 옆에 앉은 뒤 그를 향해 몸을 돌리면서 "어떻게 지내?"(How are you doing?)라고 안부 인사를 건넸다고 전했다. 이어 "그래서 일론, 이야기하고 싶어 했다고 들었는데"라는 말을 했다고 봤다. 이에 머스크는 대답 대신 어깨를 으쓱했다.

세계 종합격투기 대회인 UFC의 데이나 화이트 회장이 두 사람의 대화에 합류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일이 잘 풀려 정상으로 돌아오도록 노력해 보자"고 머스크에게 제안했다는 분석도 내놨다.

머스크는 또다시 고개를 끄덕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손을 양손으로 꼭 붙잡은 뒤 "보고 싶었다"(I've missed you)라고 말했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3개월 전인 지난 6월만 해도 두 사람의 분위기는 지금과 사뭇 달랐다.

머스크는 지난해 미 대선에서 당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를 공개 지지했고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활동했다.

그러다 지난 5월 정부효율부 수장에서 물러난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들을 비판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충돌했다.


특히 머스크가 '아메리카당'이라는 신당 창당 구상을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한 뒤 갈등은 심각한 수준으로 치달았다.

CNN 방송은 찰스 커크가 갈등을 빚고 있는 둘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해 온 점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찰리 커크가) 두 사람의 갈등을 중재하려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커크에게도 의미 있는 순간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