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챗GPT 업체 오픈AI에 최대 1000억달러(약 139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엔비디아는 22일(현지시간) 자사 AI 반도체로 구성된 데이터센터를 제공해 오픈AI가 데이터센터들을 짓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0기가와트짜리 엔비디아 시스템이 구축되는 것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10기가와트 용량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면 그래픽반도체(GPU) 400만~500만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정도 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두 배가 될 올해 엔비디아 총 생산 물량과 맞먹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은 “이는 거대한(자이언트)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그의 인터뷰 자리에는 오픈AI CEO 샘 올트먼과 그렉 브록먼 사장이 함께 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오픈AI와 협력 소식에 이날 초반 4% 가까이 뛰었고, 시가총액이 약 1700억달러 불어났다.
황 CEO는 이번 양사 협력이 “그 규모가 기념비적”이라면서 최근 AI 붐을 주도하는 AI 최대 스타트업 오픈AI와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간 협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엔비디아가 시총 세계 1위로 우뚝 선 시발점이 된 것은 오픈AI였다. 오픈AI가 2022년 11월 말 처음으로 쓸만한 AI인 챗GPT-3.5를 공개하면서 본격적인 AI 시대가 열렸고, 이 AI를 훈련하는 데 절대적인 AI 반도체를 거의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엔비디아가 날개를 달았다.
오픈AI는 비싼 엔비디아 반도체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체 반도체 개발에 나섰지만 여전히 엔비디아 반도체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레퀴짓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브린 토킹턴 경영파트너는 CNBC에 “엔비디아가 오픈AI에 투자하는 1000억달러는 오픈AI가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서면서) 다시 엔비디아에 (반도체 구입 비용으로) 돌려주는 돈”이라면서 젠슨 황은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양사 협력은 오픈AI가 차세대 AI를 개발하려면 엔비디아 기술에 더 크게 의존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차세대 AI에는 더 많은 엔비디아 반도체가 필요하다.
AI는 엔비디아에 황금 알을 낳는 거위다.
황 CEO는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투자자들에게 1기가와트 용량의 데이터센터를 짓는 비용은 500억~600억달러 사이고, 이 가운데 350억달러가 엔비디아 반도체와 시스템에 들어가는 돈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번에 10기가와트 데이터센터를 짓기로 함에 따라 엔비디아는 3500억달러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엔비디아와 오픈AI는 이번 투자 협력 첫 단계는 내년 하반기에 개시한다면서 엔비디아의 차세대 베라 루빈 시스템이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이날 6.94달러(3.93%) 급등한 183.61달러로 마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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