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상임위원회 해외 출장에 편승.. 개인 관심사 이유
사전 국외출장 심사위원회 문제 지적에도 강행
해외 여행 경비 540만원 추가.. 혈세 낭비 논란도
사전 국외출장 심사위원회 문제 지적에도 강행
해외 여행 경비 540만원 추가.. 혈세 낭비 논란도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시의회 한 의원이 개인 관심사라는 이유로 자신의 소속도 아닌 타 상임위원회 해외 연수에 따라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외유성 연수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막을 수 있는 규정이 없다는 게 울산시의회의 입장이다.
23일 울산시의회에 따르면 울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소속 시의원 5명은 지난 17일 5박 7일 일정으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아부다비로 해외 연수를 떠났다. 대표 관광지인 쇼핑몰 ‘수크 마디낫 주메이라’와 세계 최초 탄소 중립형 도시를 계획한 ‘마스다르시티’ 등을 둘러보고 산업·첨단기술·도시개발의 우수사례를 벤치마킹하는 목적이었다.
이 일정에는 행정자치위원회(이하 행자위) 소속 천미경 의원(국민의힘·비례)과 수행원으로 의회사무처 5급 사무관이 추가로 따라붙었다.
천 의원은 이 심사에서 자신을 의원연구단체인 울산지역경제연구회 회장으로 명시했다. 지역 언론에는 "미래 첨단 스마트 도시 구현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이번에 같이 가게 되었다"라고 해명했다.
또 천 의원은 시의원이면서도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를 겸임하며 한 해 수천만 원의 보수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이해충돌 문제로 산업건설위에 배정될 수 없는 상황인데도 해당 상임위의 해외 연수에 따라나선 것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이를 두고 울산시민연대는 성명을 통해 "업무 연관성도 없고, 돌아와 후속 의정활동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심지어 해외연수 심의위에서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이례적으로 타 위원회 의원이 따라간 것은 시민의 세금으로 두바이 관광 갔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또 "본인이 경제와 산건위 업무에 관심이 많다는 이유로 타 위원회 300만원짜리 공무 해외 출장에 동참하겠다는 주장도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천 의원처럼 소속이 다르더라도 개인이 마음만 먹으면 타 상임위 해외 연수에 동행할 수 있는 길은 열려 있다는 점이다. 현재 울산시의회는 시의원 전원의 해외여행과 1인 단독 해외여행에 대해서만 제한하고 있다.
더군다나 외유성 국외출장을 방지하고 내실 있게 운영하겠다며 공무국외출장 심사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의 ‘울산시의회 의원 공무국외 출장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가 제정되어 있지만 이번에 허울뿐인 조례로 확인되었다.
울산시의회 관계자는 "지금까지 시의원들의 해외 연수가 상임위별로 추진되어왔지만 이는 규정이 아닌 관례일 뿐이다"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보완할 점이 있으면 시의원들 자체에서 제한 규정을 마련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