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의 준중형 전기 SUV 'EV5' 타고 직접 주행
현대차그룹 최초로 '가속제한 보조'...안전사양 대거 탑재
편안함에 초점 맞춰...이전 EV시리즈 대비 완성도 높인 듯
[파이낸셜뉴스] 이달부터 판매를 개시한 기아의 신형 전기차 '더 기아 EV5(EV5)'는 출시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은 모델이다. 국내 선호도가 높지만, 마땅한 전기차 모델은 없었던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여서다. 많은 편의사양과 안전기능을 탑재하는 등 기아는 EV5의 '패밀리카'로서의 활용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실제로는 어떨까. 지난 23일 경기 하남과 가평을 오가며 약 90㎞를 직접 주행했다.
각진 디자인, 깔끔한 내부...누가봐도 '기아'
EV5의 첫인상은 많은 전기차들이 차용하고 있는 곡선적인 디자인과는 거리가 있다.
내부는 익숙한 느낌이다. 운전석부터 중앙까지 길쭉한 디스플레이가 배치돼 있고, 대시보드는 결이 있는 무광의 소재로 마감돼 깔끔한 느낌을 자아냈다. 눈에 띄었던 것은 디스플레이 하단의 조작계다. 별도의 반투명한 터치패널이나 버튼 대신 가니쉬 위에 글자만을 띄워 놓았는데, 간결하면서도 지문이 남지 않아 사용성이 높아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이브 모드 버튼이 스티어링 휠의 하단에 들어간 것도 보다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했다.
차의 크기는 전장 4610mm, 전폭 1875mm, 전고 1675mm, 축간거리 2750mm로 스포티지와 비슷한 수준이다. 2열의 공간도 스포티지와 크게 다르지 않은 듯했다. 성인 남성 기준 2열에 앉았을 때 레그룸이 부족하진 않지만, 또 넉넉한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트렁크 공간 역시 스포티지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전기차인 만큼, 보닛을 열면 나오는 '프렁크'는 덤이다.
'풀 악셀' 밟으면 경고, 편안함에 초점
EV5는 현대자동차그룹 최초로 '가속 제한 보조' 기능을 적용, 페달 오조작으로 인한 사고를 방지한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는 순간 2초의 초읽기와 함께 "가속페달을 밟고 있습니다"라는 안내가 나왔다. 이후에도 가속을 지속하면 가속페달을 밟더라도 동력이 전달되지 않았다. 확실히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오인해 밟는 경우 확실히 유용하게 쓰일 듯했다.
다만 가속 제한 보조기능은 차량의 속도와는 무관하게 작동했다. 고속에서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을 경우와 마찬가지로 정차 상태에서 출발 시에도 가속페달이 끝까지 눌리기만 하면 작동하는 식이다.
패밀리카를 겨냥해서일까. 주행감은 안정성에 초점이 맞춰진 듯했다. 전기차 특유의 울컥거림이나 민첩한 느낌보단 부드럽게 가감속 했다. 차로 유지 보조 2, 고속도로 주행 보조2 등이 적용돼 다소 급격한 곡선구간에서도 차량이 알아서 차선 중앙을 유지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전반적으로 주행감이나 대거 탑재된 안전 기능 등으로 '편안한 운전'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빠'들에겐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요소다.
전비의 경우 회생제동을 1단계로 설정하고 87㎞를 주행하면서 kWh당 6.1㎞를 기록했다. 주행 후 차량의 배터리 잔량은 76%였는데, 이 상태로는 341㎞를 최대치로는 471㎞까지 주행할 수 있다고 표시됐다. 완충 시 실제 주행거리는 400㎞ 후반에서 500㎞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스포티지급 크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책정 가격이 다소 비싸다는 느낌은 있다. 트림별로 △에어 4855만원 △어스 5230만원 △GT 라인 5340만원(보조금 제외)이다. 그럼에도 EV5가 기아의 이전 EV 시리즈에 비해 확실히 완성도 및 활용도를 다듬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상품성과 가격 사이의 균형점이 맞았는지는 결국 판매량이 증명해 줄 것이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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