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강한 수비와 빠른 속공으로, 팬들에게 포기하지 않는 팀을 보여주겠습니다."
신창호 부산시설공단 여자 핸드볼팀 감독(48)은 24일 "올 시즌 1차 목표는 지난해와 같이 H리그 플레이오프 진출이고, 최종 시즌 목표는 우승"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신 감독은 지난해 8월 사령탑에 오르자마자 데뷔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큰 성과를 거두며 지도력을 입증했다. 그의 원동력은 팀 곳곳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이끄는 지도력이었다.
충남도청에서 선수 생활을 마치고,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국가대표팀 코치를 맡아 국제무대를 경험한 그는 지난 2014년부터 부산시설공단 코치로 11년간 몸담은 터라 선수들과 동고동락해왔다.
코치 시절부터 팀을 가까이서 지켜본 그는 이제 감독으로 새로운 비전과 아버지 같은 포용적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신 감독은 지난 시즌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으로 '선수 보강'과 '팀의 단합'을 꼽았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권한나와 원선필 선수를 영입했지만 초반에는 부상과 적응 문제로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었다.
그는 "원선필 선수는 오랜 재활 끝에 합류했고, 권한나 선수는 신진미 선수와 같은 포지션이었지만 노련함으로 전력에 힘을 보탰다"며 "초반에는 기대한 성적이 나오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팀에 녹아들며 시너지 효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이혜원 선수의 성장을 높이 평가했다. "피지컬과 스피드가 좋은 선수라서 억누르기보다는 다양한 역할을 자유롭게 수행하는 '프리롤'을 줬더니 경기에서 하고 싶은 플레이를 마음껏 펼치며 성장했다"며 "선수를 맞춤형으로 기용하는 것이 팀 컬러를 살리는 방법"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러나 좋은 성과와 달리, 짧은 시즌 준비로 선수들의 응집력이 부족했던 아쉬움도 있었다.
신 감독은 "감독과 선수들이 함께한 시간이 짧다 보니 중요한 순간에 응집력이 부족했다. 이겨야 할 경기에서 결과를 내지 못한 점은 답답했다"면서도 "하지만 시즌 막판에는 선수들과 수차례 미팅을 하며 소통했고, 마지막에는 원하는 경기력을 점차 보여줄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신 감독은 오는 11월 15일 개막하는 이번 시즌에서 한단계 도약을 꿈꾸고 있다. 선수들의 경기력이 나올 수 있게 '멘탈 관리'와 '전술 주입'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요즘 선수들이 자율성과 존중을 중시하기 때문에 충분히 경기 준비가 돼 있다면 믿고 신뢰한다"며 "다만, 필요할 때는 단호하게 지도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시즌 강한 수비와 빠른 패턴 플레이를 통해 충분히 우리 팀의 경쟁력을 보여준 만큼, 이번 시즌에도 주전과 후보를 가리지 않고 고르게 기용해 체력 안배와 시너지 효과를 동시에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감독은 선수단에 큰 변화를 주기보다는 지난 시즌 활용한 포메이션을 토대로 다양한 전술을 펼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속공에 특화된 기존 선수들을 통해 팬들에게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유럽파인 류은희 선수를 영입한 점도 팀 전력을 한층 강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그는 "류은희 선수의 합류로 수비가 한층 강화됐고, 왼손잡이 라인에서 이혜원 선수와 함께 더 화려한 공격 패턴을 보여줄 것"이라며 "개개인의 장점이 잘 발휘되면 팀 성적도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 감독은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처음 목표가 플레이오프 진출이었는데, 이를 달성하며 선수들이 스스로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지난 시즌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준 만큼, 이제는 우승까지 바라볼 수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핸드볼은 팀 스포츠다. 화려한 골도 중요하지만,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선수들이 있어야 팀이 단단해진다"며 "점수 차가 나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팀으로 팬들에게 기억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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