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2편] 치매 예방을 위한 7가지 생활 습관
[파이낸셜뉴스] "내가 혹시 치매에 걸려 자식들 고생시키는 건 아닐까…"
민족 대명절 추석, 오랜만에 모인 자녀들을 바라보며 부모님들은 문득 이런 걱정을 떠올리곤 한다. 자식을 낳아 기른 부모라면 누구나 품어봤을 근심이다.
친구를 잊고, 가족을 잊고, 끝내는 자기 자신마저 잃게 만드는 병, 치매는 흔히 노화나 유전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신 의학 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생활 습관을 실천하면 발병률을 최대 60%까지 낮출 수 있다. 지난해 란셋 치매 위원회의 보고서는 치매 환자의 약 45%가 환경적 위험 요인에 의해 발병한다고 지적했다. 즉,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도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걱정 대신 환한 웃음을 보여주기 위해, 스스로도 건강한 노년을 보내기 위해 지금부터 실천할 수 있는 치매 예방 습관을 정리했다.
치매 위험을 낮추는 7가지 생활 습관
①하루 50분 고강도로 걷는 것은 뇌 속 치매 독성 물질 축적을 줄인다. 서울대병원과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연구팀은 치매가 없는 노인 151명을 4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고강도·장시간 걷기'를 실천한 경우 치매 독성 물질인 아밀로이드 축적이 크게 줄었다. 다만 단순한 가벼운 산책으로는 효과가 미미했다는 점에서, 대화하기 힘들 정도의 빠른 걸음으로 하루 50분 이상 걷는 것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나이가 들수록 ②사회적 활동을 늘리는 것이 치매 예방에 유리하다. 미국 노인협회 저널에 실린 미국 건강 및 노화 경향 연구(NHATS)에 따르면 사회적으로 고립된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9년 내 치매 발병 위험이 28% 더 높았다. 정기적인 모임이나 동호회 활동 등 사회적 교류는 언어와 기억, 판단력을 함께 쓰는 복합적인 뇌 활동이기 때문에 치매 예방 효과가 크다.
③하루 7~8시간의 숙면은 치매 원인 물질이 축적되지 않도록 억제한다. 미국 미네소타 메이요 클리닉 연구팀이 70세 이상 노인 2750명을 6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만성 불면증 환자는 정상군보다 치매와 경도인지장애(MCI) 등 인지 기능 저하 위험이 4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④스트레스 관리도 치매 예방에 중요하다. 스웨덴 스톡홀름 카롤린스카 대학병원 연구진에 따르면 스트레스로 인한 코르티솔의 수치 상승이 뇌 속 '인지적 비축분'을 소진시켜 기억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적 비축분이란 유년기부터 노년기까지 이뤄진 교육과 학습을 통해 쌓인 정보로서 뇌 기능 손상 및 저하로부터 뇌를 보호하고 최적의 수행력을 유지하도록 한다.
⑤글을 읽고 쓰는 지적인 활동을 늘리는 것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미국 의사협회지 네트워크 오픈에 실린 호주 모나시대 연구팀이 호주에 거주하는 70대 이상의 노인 2만3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일기나 편지 쓰기, 컴퓨터를 사용한 글쓰기 등의 활동에 참여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에 걸릴 확률이 11%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뇌 혈관 질환 발생률을 높이는 ⑥술은 줄일 수록 치매 예방에 이롭다. 과음이나 습관적 음주는 인지기능 손상으로 인한 알코올성 치매의 원인이 된다. 적당한 수준을 벗어난 과음과 폭음은 인지장애의 확률을 1.7배 높이고 중년기부터 많은 음주를 한 사람의 경우 노년기에 인지장애를 보일 확률이 2.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⑦담배 역시 끊는 것이 뇌 건강에 이롭다. 미국 위스콘신대 연구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금연은 나이가 들수록 뇌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흡연자의 치매 발병 위험은 비흡연자에 비해 1.5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세계 치매 사례의 14%가 흡연과 관련있다고 추정한다.
지금까지 말한 '7가지 예방법'은 사실 건강하게 사는 생활습관과 다르지 않다. 모든 질환이 무섭지만, 치매는 기억을 잃어간다는 점에서 심리적 공포감이 크다. 남은 인생에서 가장 젊은 '오늘' 생활습관만 제대로 바꿔도 '치매'라는 공포에서 점점 멀어질 수 있다.
'나이 탓, 스트레스 탓' 하다가 놓치는 게 병입니다. [이거 무슨 병]은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질병들의 전조증상과 예방법을 짚어줍니다. 기자 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똘똘한 건강 정보'를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sms@fnnews.com 성민서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