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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주식시장, 꽤나 고평가됐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24 02:52

수정 2025.09.24 02:52

[파이낸셜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17일(현지시간) 워싱턴 연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23일 로드아일랜드 연설에서 미 경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경고하는 한편 증시 과열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AFP 연합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17일(현지시간) 워싱턴 연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23일 로드아일랜드 연설에서 미 경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경고하는 한편 증시 과열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AFP 연합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23일(현지시간) 미 경제 상황에 대해 우울한 평가를 내렸다. 노동시장 둔화 속에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은 꿈틀댄다며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했다.

아울러 그는 이런 우울한 경기 전망 속에서도 주식 시장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것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스태그플레이션

파월 의장은 이날 로드아일랜드주 워릭에서 ‘그레이터 프로비던스 상공회의소’가 주최한 한 행사 연설을 통해 미 경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경고했다.

파월은 “인플레이션 단기 위험은 상방에 기울어 있고, 고용은 하방 위험으로 기울어 있다”면서 “이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양 측면의 위험은 그 어떤 길도 안전하지 않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미 경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로 인해 높은 인플레이션, 고용 둔화 위험에 놓여있지만 각각의 정책 대응이 서로 반대 효과를 내기 때문에 이제 안전한 통화 정책 대응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통화 긴축에 나서 금리를 올리거나 최소한 동결해야 하지만 이렇게 되면 고용 둔화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 반대로 고용 둔화를 잡기 위해 금리를 내리면 인플레이션 고삐가 풀릴 수 있다.

고용 둔화는 결국 경기 둔화로 이어진다고 볼 때 미 경제가 이제 인플레이션은 뛰고 성장은 둔화하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가고 있음을 파월이 경고한 것으로 보인다.

예측 불가

파월은 트럼프 정책으로 미 경제가 새로운 국면에 진입해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미국이 무역, 이민 정책, 또 재정, 규제, 지정학적 상황에서 심각한 변화를 마주하고 있는 가운데 미 경제는 회복탄력성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미래는 장담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파월은 이런 정책들이 여전히 새로 나오는 상황이어서 그 장기적인 영향이 어떨지는 시간을 갖고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발언에서 10월 금리 인하 여부에 관해서는 말을 아꼈다.

증시 과열

파월은 아울러 주식을 비롯해 위험 자산 가격이 고공 행진하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그는 연준이 금융시장 여건 전반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면서 연준 통화정책이 연준이 의도하는 방식으로 금융 여건에 영향을 주는지도 자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많은 기준들로 볼 때 여러 위험 자산 가운데 일례로 주가는 꽤나 높은 밸류에이션을 갖고 있다고 우려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금리를 0.25%p 내리고, 올해 추가 금리 인하도 예고하자 “이번 상승장을 놓치면 안 된다는 공포(Fear of Missing Out·FOMO)”가 급속히 번지고 있다. 팬데믹 이후 나타났던 FOMO가 재발한 것이다.

다만 파월은 지금의 주가 상승세가 자산 거품 우려를 낳고 있다면서도 아직 금융 위기를 걱정할 때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지금 주가가 높기는 하지만 아직 금융 안정성 위험을 걱정할 시기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증시가 과열되기는 했지만 미 금융 시스템이 무너질지 모른다는 걱정을 하기에는 이르다며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말로 풀이된다.


파월 발언이 나온 이날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나흘 만에 사상 최고 행진을 멈췄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