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컨테이너 운임지수 하락률 10년래 최대... 해운 실적 '경고등'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24 09:32

수정 2025.09.24 09:32

평택항에 쌓여있는 컨테이너. 연합뉴스
평택항에 쌓여있는 컨테이너.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컨테이너 해상운임 지수가 10년 만에 최대 하락률을 기록하며 국내 해운업계 실적에 경고등이 켜졌다. 해운 불황이 격화됐던 2003년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하락 추세와 속도를 고려하면 안심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24일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 통계에 따르면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 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9일 기준 1198.21로 전주보다 14.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5년 11월 12일(-15.1%) 이후 9년 10개월 만에 최대 하락률이다. SCFI가 120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재작년 12월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NH투자증권은 "SCFI 지수는 2016년 이후 주간 단위로 역대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면서 "미주 서안이 31%, 동안이 23% 하락하는 등 미주 노선 운임이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SCFI와 함께 글로벌 시황을 객관적으로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받는 중국 컨테이너운임지수(CCFI)도 전주보다 5.07p 하락한 1120.23을 기록했다.

컨테이너 해상운임은 올 들어 꾸준히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2·4분기 평균 SCFI는 작년 동기보다 37.4% 하락한 1645.4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1·4분기와 비교했을 때도 6.6% 하락한 수준이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홍해 사태를 비롯한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중 간 물동량 증가로 해상 운임이 고공 행진했지만, 올해는 미국발 무역 전쟁으로 인한 물동량 감소와 컨테이너선 공급 과잉 등으로 운임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더욱이 미국은 다음달부터 중국산 선박에 입항 수수료 부과를 예고했다. 글로벌 물동량 감소와 운임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재다.

양창호 한국해운협회 상근부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해운 업계는 구조적으로 2028~2029년까지 공급과잉이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며 "해운산업은 향후 3~4년간 암흑기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국내 해운업체들도 실적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HMM의 3·4분기 영업이익이 80% 넘게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최근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서 "세계 경기둔화와 미국의 관세 영향에 의한 인플레이션으로 컨테이너 물동량이 대폭 둔화하는 상황"이라며 "올해 중으로 연초 선복량 대비 6% 이상의 신조선 인도까지 이뤄지면서 시황 악화는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