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 서초서 마약수사전담팀 경감 인터뷰
마약·피싱범죄 수사 우수자…경감 특진
서초서, 마약수사전담팀 실적 1위
"마약 범죄 근절하고 싶어"
마약·피싱범죄 수사 우수자…경감 특진
서초서, 마약수사전담팀 실적 1위
"마약 범죄 근절하고 싶어"
서울 서초경찰서 마약수사전담팀 사무실의 벽 한쪽에는 검거된 마약 조직들의 조직도가 붙어 있다. 최근 전국 마약수사전담팀 중 최우수 실적을 달성해 특진한 김영민 경감이 팀원과 만든 것이다. 마약 범죄는 투약자→수거책→유통책→중간 유통책→운반책→총책 등 복잡한 구조로 이뤄진다. 김 경감은 "고리를 타고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식으로 수사한다"고 24일 설명했다.
2009년 입직한 김 경감은 2012년부터 서초서에서 근무했다.
김 경감이 몸담은 서초서 마약수사전담팀은 지난 2023년 신설됐다. 팀장 1명을 포함해 팀원 총 5명으로 구성돼 인원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전국 마약수사전담팀 가운데 실적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금껏 4명이 특진했다.
김 경감이 꼽는 서초경찰서 마약수사전담팀의 무기는 '끈기'다. 경찰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현금과 대포폰을 사용했던 '드랍퍼'(마약류를 수거해 지시 장소에 재은닉하는 전달책)를 한 달 동안 추적한 끝에 검거한 적도 있다. 주말에 쉬지 않고 근무하는 것은 일상이라고 했다. 마약 범죄는 증거를 수집하는 것이 중요해 자칫 쉬었다가 결정적인 증거를 놓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실제 김 경감의 동선이 기록된 구글 지도 타임라인 3개월 치를 살펴보니 집에만 있었던 적이 단 하루도 없었다. 김 경감은 "단서를 놓치면 검거는 어렵다"며 "수사를 빨리빨리, 빠릿빠릿하게 해야 하니 하루라도 쉴 수가 없다"고 이야기했다.
김 경감은 마약 거래가 해외에서 저가로 들여와 국내에서 고가로 유통되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마약을 제조하기 어렵기 때문에 해외에서 반입된 마약이 국내에서 비싸게 거래되는 것이다. 예컨대 필로폰 1㎏은 동남아시아에서 1000만원이 좀 안 되는 가격에 거래되지만, 국내 도매상에게는 1억원에 팔린다.
복잡한 유통 경로를 거치며 실제 구매자에게는 거의 100배에 가까운 가격을 물기도 한다. 국내에서 필로폰은 1g당 100만원가량에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 필로폰 1회 투약분이 0.03~0.05g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필로폰 1g은 20~33회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마약 유통으로 '한 탕'을 노리는 이들이 많은 이유다. 김 경감은 "마약류 반입책 중에는 고액 아르바이트 제안을 받고 가담한 미성년자들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이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니라는 점을 안타까워하며 마약 범죄를 근절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경감은 "5~6년 전만 하더라도 영화에서나 나왔던 마약을 이제는 10분이면 구할 수 있다"며 "치킨도 배달시키면 도착하기까지 30분 넘게 걸리는데 마약이 치킨보다 빨리 배달되는 세상이 됐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마약 분야만큼은 옛날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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