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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주에 발목 잡힌' 일본제철, US스틸에 3억불 추가 투자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25 09:31

수정 2025.09.25 09:30

[클레어턴=AP/뉴시스] 지난해 2월26일(현지 시간) 미 펜실베이니아주 클레어턴에 있는 US스틸 공장 모습. (사진=뉴시스DB) 2025.06.19. /사진=뉴시스
[클레어턴=AP/뉴시스] 지난해 2월26일(현지 시간) 미 펜실베이니아주 클레어턴에 있는 US스틸 공장 모습. (사진=뉴시스DB) 2025.06.19.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제철이 지난 6월 인수한 미국 철강 업체 US스틸에 대해 3억달러(약 4207억2000만원)를 투자한다고 25일 발표했다. 앞선 인수 과정에서 밝힌 '2028년까지 110억달러(약 15조4231억원) 투자'에 추가된 것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날 "일본제철이 US스틸 재건을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약속한 대규모 설비투자가 실행단계로 옮겨지고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일본제철은 인디애나주 게리제철소와 펜실베이니아주 몬밸리 제철소에 각각 2억달러, 1억달러를 투자한다.

인디애나주 게리제철소에는 생산 설비 개조를 통해 제조 비용을 절감하고, 자동차용 강판 등 고급 제품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해당 제철소는 자동차용 강판을 주력으로 하며, 연간 750만 톤의 조강 생산 능력을 갖춰 US스틸 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몬밸리 제철소는 제강 과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슬래그를 재활용할 수 있는 설비를 신설한다. 착공은 오는 2026년에 시작될 예정이다.

일본제철은 이번 발표에 대해 "US스틸에 대한 투자 중 일부에 불과"하다며 미래를 향한 설비 현대화를 목적으로 한 복수의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일본제철은 연내 US스틸 인수 이후 중기 경영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며 현재 110억달러 투자 방향에 대해서도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닛케이는 최근 미 정부가 US스틸의 일리노이주 제철소 공장 중단 계획을 저지한 사실을 언급하며 "미 정부가 US스틸의 ‘황금주(golden share)’에 근거해 경영에 개입하고 있으며 인수 이후에도 여전히 경영 어려움이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일본제철은 US스틸 인수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안보상의 이유로 반대하자, 미국 정부가 발행한 ‘황금주’ 수용과 2028년까지 110억 달러 투자 계획을 약속한 바 있다. 황금주는 단 한 주로도 회사명 변경, 해외 이전, 공장 폐쇄·휴업 등 핵심 사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특별 주식이다.

이 '황금주'가 일본제철의 발목을 잡고 있다. US스틸이 이달 초 미국 일리노이주 강판 공장 근로자들에게 오는 11월부터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고 통지하는 등 구조조정을 추진하자 트럼프 정부가 황금주 권환을 이용해 제동을 걸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US스틸 경영진에 전화해 “미국 정부는 공장 중단 계획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통보했다.

일본제철은 현재 일본 내에서 고로(용광로) 15기를 10기로 줄이는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자회사 US스틸에선 인수 전부터 가동하지 않던 공장도 마음대로 폐쇄하지 못하는 상황이 전개된 것이다.
닛케이는 "일본제철은 인수 당시, ‘경영상 자유는 충분히 확보될 것’이라고 했지만, 이번 사태로 현실적인 제약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