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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표 북극항로 내년 본격 개항 '대한민국 마지막 기회되나'[영상]

강재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29 09:22

수정 2025.10.02 12:20

김태유 서울대 명예교수

김태유 명예교수가 서울 강남구 파이낸셜뉴스 본사 사옥에서 'fn인사이트'에 출연해 대담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김태유 명예교수가 서울 강남구 파이낸셜뉴스 본사 사옥에서 'fn인사이트'에 출연해 대담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서울대학교 김태유 명예교수가 북극항로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하며, “대한민국이 다시 도약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서울 강남구 파이낸셜뉴스 본사에서 진행된 'fn인사이트'출연, 이같이 강조했다. 김 교수는 북극항로를 단순한 물류 항로가 아닌,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규정하며, “지금 이 기회를 놓치면 앞으로는 영원히 기회가 없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북극항로는 필수 인프라”
김 교수는 “산업혁명의 본질은 기술이 아니라 인프라의 재편”이라며, “4차 산업혁명은 대량 생산에서 맞춤 생산으로의 전환을 의미하고, 이는 분업과 글로벌 공급망의 확장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물류량은 급증하게 되며, 이에 따라 새로운 해상 운송로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세계 해운의 90% 이상이 남방 항로(스에즈 운하 경유)를 통해 이뤄지고 있으나, 이 항로는 이미 포화 상태이며,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으로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비해 북극항로는 운항 거리와 시간 모두를 대폭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 스에즈 경유로는 약 2만km지만,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1만5000km 내외로 줄어든다”며, “항해 시간은 약 10일 단축된다”고 김 교수는 강조했다.

“기후 변화가 부른 기회… 다시 오지 않을 마지막 창”

북극항로는 과거 얼음으로 막혀 있어 실현 불가능한 항로로 여겨졌지만, 최근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빠르게 녹으며 현실적인 상업 항로로 떠오르고 있다. 김 교수는 “2030년이 되면 완전한 상업 운항이 가능해질 전망”이라며, “이는 인류가 열 수 있는 마지막 새로운 항로이며, 한국에겐 결정적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도 많은 유럽 국가들이 북극항로를 개척하려 했으나 기후 때문에 실패했지만, 이제는 기술과 환경 변화가 맞물려 문이 열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일본은 이미 뛰어들었다… 한국만 관심 부족”

김 교수는 “중국은 ‘빙상 실크로드’ 구상 아래 북극항로에 이미 대규모 투자를 시작했고, 일본도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며, “그에 비해 한국은 북극항로의 가치에 대한 인식조차 늦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국내에서 십여 년 전부터 북극항로의 중요성을 강의하고 저술해왔지만, 정치권과 정부의 반응은 미온적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들어 이재명 대통령이 관련 정책에 관심을 보이며, 해양수산부를 부산으로 이전하고 북극항로 정책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부산을 넘어 국가 전체의 생존 전략”


일각에서는 북극항로가 부산 지역의 경제에 국한된 이슈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김 교수는 이를 일축했다. 그는 “부산이 살아야 울산, 경남을 포함한 동남권 전체가 살아나고, 이는 대한민국 전체 경제 회복의 기폭제가 된다”며, “북극항로는 지역 문제가 아니라 국가 생존 전략”이라고 말했다.

“지금 부산은 젊은이들이 빠져나가며 도시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 하지만 북극항로 거점항이 된다면 물류, 에너지, 금융, 제조업이 동시에 부활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했다.

“한미러 합종 전략 필요… 외교가 관건”


북극항로 개척을 위해선 지정학적 협력이 필수라는 점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해당 항로 대부분이 러시아 영해에 속해 있기 때문에, 러시아와의 협력이 절대적”이라며, “전후 복구가 필요한 러시아에 한국은 가장 이상적인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는 한국에 대해 정치적, 군사적 위협을 느끼지 않으며, 한국과는 상호보완적 산업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러시아가 갖고 있는 에너지, 자원, 곡물과 한국의 기술, 제조 역량은 찰떡궁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 역시 북극항로의 서쪽(북서항로) 개척에 관심이 크다”며, “북극항로의 완전 개통을 위해서는 미국의 기술과 자금, 러시아의 영해와 인프라를 모두 확보해야 하므로 한미러 삼각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이 기회를 놓치면 대한민국의 미래도 없다”


김 교수는 끝으로 “북극항로는 기술, 외교, 산업, 안보가 복합적으로 얽힌 초국가적 과제”라며, “국가적 차원의 총력 대응이 없다면, 이 기회는 중국과 일본에 넘어가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이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완전히 도약할 수 있는 마지막 창”이라며, “지금의 외교적 환경과 지리적 위치, 산업 구조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더 늦으면 기회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