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투자·중기 상생 등 대비 차원
하반기 들어 36조2800억 찍어내
전년동기 대비 61% 늘어난 규모
향후 재무건전성 악화 우려도
하반기 들어 36조2800억 찍어내
전년동기 대비 61% 늘어난 규모
향후 재무건전성 악화 우려도
2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IBK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산업은행 등 3개 국책은행이 올해 하반기 들어 이달 23일까지 발행한 특수은행채 규모는 36조2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22조5000억원) 대비 61.2% 증가한 수치다. 지난 2023년 같은 기간(8640억원)과 비교하면 42배 가까이 커졌다.
발행주체별로 전년과 보면 기업은행 은 7조7800억원에서 16조2300억으로 약 2.1배, 수출입은행은 1조3700억원에서 7조3200억원으로 약 5.3배 확대됐다. 산업은행은 13조3500억원에서 12조7300억원으로 4.6% 줄었으나 2023년(4조9500억원) 대비로는 2.6배 증가했다.
이는 대미 투자기금(3500억달러) 조성에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7월 말 관세협상에서 대부분 대출과 보증 등 간접투자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발표됐으나 후속 협의 과정에서 미국이 직접투자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이 원하는 바가 현실화된다면 산은과 수은은 펀드 설정을 위한 돈을 내놔야 하는 실정이다. 두 국책은행은 기업은행과 달리, 사실상 수신 기능이 없어 대개 채권발행이 주요 자금 확보 수단이다.
국책은행들은 기업대출 증가에 따른 재원도 확보해야 한다. 이번 대미 투자에 민간이 참여하는 것으로 결론이 난다면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여신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증 형태가 아닌, 지분투자 방식이 될 경우 국책은행들의 채권발행 수요가 증대될 것"이라며 "기업들까지 대미 투자 주체로 포함될 경우 대출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그에 대한 대비도 필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금융권을 향해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관련 여신에 대한 압력도 강해질 수밖에 없다. 이미 그 흐름은 시작됐다.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지난 3월 말 기준 252조7202억원으로 전년 동기(236조2594억원) 대비 약 7.0% 증가했다.
문제는 이 같은 경제적 부담으로 국책은행들이 채권을 지속해 찍어낼 경우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아직은 3곳 모두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14~15%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중소기업 여신을 확대한 영향으로 자산건전성은 이미 시중은행 대비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1·4분기 말 기업은행(1.34%), 수출입은행(0.97%), 산업은행(0.62%) 등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모두 국내은행 평균(0.6%)보다 높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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