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맹수될수도 케데헌 더피 될수도 국제사회가 힘합쳐 이용원칙 세워야"

李대통령, 첫 안보리 의장 주재
인간 중심 포용적 AI 구상 제시

【파이낸셜뉴스 뉴욕(미국)=서영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인공지능(AI)의 양면성을 다루기 위한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이용원칙 필요성을 역설했다. AI 시대의 급속한 변화 속에서 기회를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규범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대통령은 이를 바탕으로 누구나 기술 발전을 누리는 모두를 위한 AI, 인간 중심의 포용적 AI로의 혁신 구상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으로서 공개 토의를 직접 주재했다. 이날 회의는 AI와 국제평화·안보를 주제로 진행됐으며, 안보리 이사국 15개국을 포함해 다수의 유엔 회원국들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AI의 양면성을 새끼 호랑이와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나오는 더피에 비유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의 AI는 새끼 호랑이와 같다'는 제프리 힌턴 교수의 말이 떠오른다. 새끼 호랑이는 우리를 잡아먹을 사나운 맹수가 될 수도 있고, 케데헌에 나오는 사랑스러운 더피가 될 수도 있다"며 "우리가 AI를 어떻게 다룰지에 따라 전혀 다른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AI의 양면성을 다루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공통적인 규범이 존재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 대통령은 "명과 암이 공존하는 AI 시대의 변화를 기회로 만들 방법은 국제사회가 단합해 책임 있는 이용의 원칙을 바로 세우는 것뿐"이라며 "AI가 인류를 위협하고 멸종시킨다면 아마도 그 이유는 우리가 이 거대한 변화에 걸맞은 인류 공통의 규범을 만들어 내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짚었다.

이 대통령은 AI를 잘 활용한다면 △저성장·고물가 △의료 △식량 △교육 등 여러 문제에 해답을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AI에 끌려다니면 극심한 기술 격차로 인한 실리콘 장막에 의해 전 세계적인 불평등과 불균형을 심화시킬 것으로 진단했다.

따라서 AI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하나로 뜻과 힘을 합쳐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 대통령은 "각국 정부와 학계, 산업계, 시민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모두를 위한 AI, 인간 중심의 포용적 AI로의 혁신을 이뤄낼 수 있다"며 "특히 안보리의 역할과 책임이 더욱 막중하다. 수많은 사람의 삶과 생명이 달린 국제 평화와 안보 분야에서 AI가 무궁무진한 잠재력과 가능성, 동시에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대한민국의 역할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 AI가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도구가 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주도하는 길에 앞장서겠다"며 "기술 발전의 혜택을 함께 누리는 AI 기본사회, 모두의 AI가 새로운 시대의 뉴노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 토의 주제로 AI를 제안한 이유에 대해 회의 직전 브리핑 발언을 통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오늘날 AI 기술의 발전은 우리 일상을 변화시키는 것을 넘어 국제적인 안보 환경까지 급격히 바꾸고 있다"며 "80년 전 출범 당시 유엔의 주요 관심사가 '새로 등장한 핵무기 위협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였다면, 이제는 AI라는 새로운 위협과 도전에 걸맞은 새로운 거버넌스를 모색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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