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그룹 포럼 열거나 사장단회의
시기 놓치면 영원한 낙오자될 것
시기 놓치면 영원한 낙오자될 것
SK그룹의 AI 전략은 데이터센터 등의 인프라를 조성하고 인재를 양성하며 제조업에 AI를 활용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LG도 AI 중심의 사업 전환을 진행하면서 한국의 독자적인 AI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두 그룹의 AI 전략은 크게 다르지 않다.
AI는 모든 분야의 패러다임을 바꿔놓고 있다. 기업은 그 중심에 있다. AI를 모르고서는 미래의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없다. 우리나라는 10년 전 알파고 바둑을 통해 AI를 접하고도 국가적 차원의 육성과 지원을 게을리했다. 그러는 사이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들은 AI 강자로 등장해 세계를 지배하려 한다. 그런 면에서 이제야 AI 산업 육성을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움직임은 뒤늦은 감이 있다.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AI를 개발하고 산업에 접목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기업의 AI 전환은 바로 이 두가지다. 하나는 AI를 하나의 새로운 사업으로 키워나가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AI를 기존 제조업에 활용하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이 '챗GPT'와 '딥시크'로 AI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우리도 이른바 '소버린 AI' 개발에 뒤늦게 뛰어들었다. 시기적으로 늦었고 인력 확보에도 애로가 많지만, 정부와 기업은 서로 협력하여 미국과 중국의 제품을 능가하는 AI를 만들어내야 한다.
다른 하나인 AI의 제조업 접목도 매우 중요한 분야다. 더욱이 중국의 제조업 집중 육성으로 한국의 제조업은 미래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위기의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석유화학산업이 중국 등의 공세에 하루아침에 대규모 적자 산업으로 전락한 데서 볼 수 있듯이 어떤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자동차 등 다른 업종도 유사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SK에너지와 협업 중인 잔사유 수소첨가탈황시설(RHDS) 공정에 AI를 도입해 품질 예측 오차를 75% 줄이고 에너지도 6% 절약했다는 SK그룹의 사례는 하나의 예일 뿐이다. 앞으로 모든 제조 공정에 AI를 접목해 품질 향상과 비용 절감에 애써야 그나마 경쟁력을 높여 중국 등 제조업 후발국들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을 것이다.
석유화학이나 철강 등 전통적 제조업뿐만 아니라 첨단산업에도 중국의 '레드 테크 공습' 경보가 내리면서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다. 가전과 이차전지가 주력산업인 LG그룹도 위기감을 느끼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어떤 기업이 AI 시대에 살아남을지는 최고경영자의 인식과 임직원의 노력에 달렸다. AI 전환에 민관이 협력하여 국가의 명운을 걸고 총력을 쏟아야지 자칫 게으름을 피우다가는 영원한 낙오자가 될 수 있다. 기술 대전환의 시기를 어떻게 활용하고 적응하느냐가 기업은 물론 국가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것이다.
삼성, 현대차 등 다른 10대 그룹은 물론 여타 대기업, 중소기업들도 AI를 어떻게 도입하고 활용할 것인지를 깊이 고민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AI 전환에서 한번의 실기(失期)로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지금이 기업들에 골든타임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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