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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도 화장실도 척척 이동"...삼성물산 '래미안 넥스트홈' 베일 벗었다[르포]

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29 08:30

수정 2025.09.29 08:47

세대 내 기둥 없는 '넥스트 라멘'
결혼 후, 자녀 연령에 따라 '공간 가변'
비전 제시 후 2년 만에 테스트 베드 공개
'넥스트 라멘'으로 확장한 통합형 거실 구조. 삼성물산 건설부문 제공
'넥스트 라멘'으로 확장한 통합형 거실 구조. 삼성물산 건설부문 제공
기능성 가구 '넥스트 퍼니처'로 공간 분리를 시연하는 모습. 삼성물산 건설부문 제공
기능성 가구 '넥스트 퍼니처'로 공간 분리를 시연하는 모습. 삼성물산 건설부문 제공
[파이낸셜뉴스] "아이가 생기면 넓게 쓰던 거실에 '넥스트 퍼니처'를 직접 설치해 아이 침실을 만들 수 있습니다. 자녀가 학령기가 되면 방을 넓혀 책상까지 넣을 수 있죠."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집안 구조를 간편하게 바꿀 수 있는 차세대 주거 기술을 29일 공개했다. 방은 물론이고 화장실 위치까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되면서 구조 변경의 효율성과 건물의 활용성을 대폭 높일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동백지구에 차세대 주거 기술 '넥스트 홈'을 실제 주거 공간에 구현한 테스트 베드(실증 공간)를 완성했다. 앞서 2023년 8월 '래미안, 더 넥스트'를 주제로 미래 주거 모델의 청사진을 제시한 후 기술 개발과 검증을 거쳐 약 2년 만에 공간을 완성한 것이다.



지난 26일 방문한 테스트 베드에서 가장 이목을 끌었던 항목은 가변적인 벽이면서 동시에 가구 역할을 하는 '넥스트 퍼니처'였다. 아이 침실에서 옷장을 향해 리모콘 버튼을 누르자, 옷장이 천장으로부터 떨어지며 손쉬운 이동이 가능해졌다. 이 가구를 옮겨가며 방을 새롭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넥스트 퍼니처는 입주민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공간을 분리∙통합할 수 있는 기능성 가구다. 특수 모터를 활용한 전동식으로 개발해 시공업체를 부르지 않고도 공간 구조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건식 벽체 '넥스트 월' 역시 모듈형 조립식 형태로, 바닥과 천장에 고정된 기존 벽체와 달리 자유롭게 이동∙재배치가 가능해 공간을 확장∙분리할 수 있다. 벽체 마감재는 탈부착이 가능해 거주자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인테리어 연출도 가능하다.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공간을 바꿀 수 있는 배경에는 기둥이 없는 '넥스트 라멘' 구조와 사전 제작한 모듈을 서랍처럼 채워 넣는 '넥스트 인필' 시스템이 있다. 기존 벽식구조가 아닌 수직 기둥에 수평 부재인 보를 더해 공간의 무한 변화가 가능하다.

'넥스트 플로어'는 오피스 건물의 이중 바닥과 일본 주택의 건식 바닥의 장점을 결합해 국내 주거에 적합하도록 개발한 신기술이다. 바닥 하부에 마련된 공간에 각종 배관을 설치해, 주방이나 욕실 등 물을 사용하는 수(水)공간을 세대 내 어느 곳이라도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배관 설치가 불필요한 하부 공간은 바닥 높이를 낮춰 최대 30cm의 천장고를 추가 확보할 수 있다. 테스트 베드에는 이 높이를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단차를 적용하는 등 다이나믹한 공간으로 구현했다. 이 기술은 모듈형 조립식 형태로 해체와 이동, 재설치가 가능해 향후 실내 공간의 구조 변경이나 리모델링 시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넥스트 배스'는 탈현장(OSC) 공법을 바탕으로 외부에서 사전 제작한 뒤, 정교한 검수 과정을 거쳐 하자 없는 무결점의 제품으로 생산된다. 현장에서 수작업으로 시공하는 욕실과는 달리 품질에 편차가 없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6월과 9월 각각 준공한 반포 래미안 원펜타스와 부산 래미안 포레스티지 공용 공간에 넥스트 배스와 넥스트 플로어를 시범 적용한 바 있다. 넥스트 퍼니처는 지난 2023년 과천주공10 재건축 사업에 처음 제안 한데 이어,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시공권을 확보한 부산 사직2∙광안3, 용산 남영2∙한남4, 서초 신반포4차, 개포 우성7차 등에 적용할 예정이다.


삼성물산 변동규 주택기술혁신팀장(상무)은 "미래의 아파트는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입주민의 삶에 맞춘 특별한 공간으로 유기적인 진화를 거듭할 것"이라며 "삼성물산은 '넥스트 홈'을 통해 미래 주거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고, 차별화된 기술과 품질을 바탕으로 독보적 가치를 지속 창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