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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유성답게 떠났다"..고인과 마지막 대화 전한 동료들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26 16:52

수정 2025.09.26 17:42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대한민국 1호 개그맨' 전유성이 25일 세상을 떠난 가운데, 연예계 동료들이 고인의 부재를 안타까워하며 추모의 마음을 전했다.

동료들 추모 이어져


최양락은 26일 "3일 전에 아내와 함께 전유성 형님이 있는 병원을 찾아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며 "월요일까지 일본에 있었는데 전유성 형님 딸과 사위에게 전화가 왔다. 형님이 '내가 이제 떠날 준비를 하는데 네가 제일 생각이 난다'고 하셨다. 그 말을 듣고 다음 날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병원으로 향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형님은 마지막까지도 유머를 잃지 않으셨다.

마지막 순간임을 알고 계셨지만 아픔을 내색하지 않으셨다. 그저 평소와 다름없는 대화와 농담들로 만나주셨다"고 했다.

개그우먼 이경실 역시 이날 SNS를 통해 故 전유성과의 마지막 대화를 전했다. 그는 "수요일 녹화 끝나고 병원에 도착했다"면서 "오빠는 열이 나는지 환자복 바지를 걷어 올리고 물수건으로 열을 내리며 산소호흡기를 하고 계셨다. '우리 오빠 섹시하게 누워 계시네’라며 농담을 건네니 ‘너희들 보라고 이러고 있지’라며 받아주셨다”고 했다”고 고인과 마지막 대화를 전했다.

조혜련도 같은날 SNS에 고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유성 오빠의 손을 잡고 간절히 기도할 수 있어서 감사했고, 기도 끝에 오빠가 '아멘'을 한 것에 감사했다"며 "감사하다. 존경한다. 사랑한다. 천국에서 다시 만나자"고 적었다.

고인이 발굴한 제자 중 한 명인 신봉선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아무 언급 없이 검은색으로 채워진 배경을 올려 깊은 슬픔을 표했다.

박준형은 전날 자신의 SNS에 "지난 6월 공식석상에서 축사를 하시는데 어지럽다고 손잡아 달라고 해서 말씀하시는 내내 부축해드렸던 기억이 난다"라며 "손은 가늘고 야위었으나 말씀하시는 기백과 유머는 참 대단했다. 그게 불과 석 달 전이다. 오늘따라 참 삶이 짧다"고 비통한 심정을 전했다.

엄영수는 “전유성이 교육해서 개그맨이 된 후배들이 40명이 넘는다. 항상 우리의 정신적 지주가 돼 줬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김학래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장은 “코미디 하면 유랑극단만 생각하던 때에 ‘개그맨’이라는 용어를 쓰기 시작하면서 코미디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은 분”이라고 칭송했다.

마지막까지 농담 건네.."전유성답게 떠나셨다"

전유성과 오랜 인연을 쌓아 온 연예계 인사들의 추모도 이어졌다.

가수 양희은은 SNS를 통해 "잘 가요 유성 형. 55년을 지켜본 사이"라며 "며칠 전 뵐 때만 해도 마지막일 줄 몰랐다. 회복되면 제일 먼저 찾아오겠다고 약속했는데"라며 고인을 애도했다.

가수 남궁옥분도 SNS에 “연명치료도 거부하시고 따님 제비와 얘기도 많이 나누시고 전유성답게 떠나셨다”면서 “책을 끝까지 손에서 멀리하지 않으신 귀한 사람”이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전유성은 지난 25일 오후 9시 5분 폐기흉 증세가 악화해 입원 중이던 전북대학교병원에서 7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과거 폐렴을 앓았으며 코로나19 후유증으로도 고생해왔다.


최근에는 기흉으로 폐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까지 받았으나 증상이 악화해 입원한 상태였다.

고인은 생전에 연명치료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으며, 측근들과 장례 절차에 대해서도 직접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장례는 희극인장으로 치러진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