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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령 스페인 女 "장수는 변이 유전자와 생활 습관의 합작"

뉴시스

입력 2025.09.27 12:37

수정 2025.09.27 12:37

[서울=뉴시스] 마리아 브라냐스 모레라. 2025.09.27. (사진=기네스세계기록)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마리아 브라냐스 모레라. 2025.09.27. (사진=기네스세계기록)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하람 인턴 기자 = 세계 최고령자였던 스페인 여성 마리아 브라냐스 모레라가 11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후 그녀의 장수 비결이 유전자 변이와 건강한 생활 습관에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24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스페인 조제프 카레라스 백혈병 연구소가 브라냐스가 사망 1년 전 자발적으로 제공한 혈액, 타액, 소변, 대변 샘플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1907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난 브라냐스는 1915년 스페인 카탈루냐로 이주했으며 두 차례 세계대전과 스페인 내전,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겪었다.

특히 113세 때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해 화제를 모았다.

연구 결과 브라냐스는 생물학적으로는 노화 징후가 뚜렷했다.



텔로미어(염색체 말단 보호막)는 매우 짧았고 노화와 염증 반응, 백혈병 위험 요인을 보였다.

그러나 연구진은 이러한 텔로미어의 짧음이 오히려 세포 분열을 억제해 암 발생 가능성을 낮췄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DNA 분석 결과도 주목할 만하다.

그녀의 유전자에는 심장과 뇌세포를 각종 질환과 치매로부터 보호하는 변이가 있었으며 전신 염증 수치도 낮아 암이나 당뇨병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또한 콜레스테롤 및 지방 대사 기능도 매우 원활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 습관 역시 장수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브라냐스는 평생 흡연과 음주를 하지 않았고 몸무게도 많이 나가는 편이 아니었다.

특히 하루 세 번 요구르트를 즐겨 먹었는데 이는 실제로 그녀의 장내 미생물군에는 유익균인 비피도박테리움이 다량 존재했다.

2001년 이후 홀로 생활했지만 가족과 같은 마을에 살면서 활발한 사교 활동을 이어간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이번 연구를 이끈 마넬 에스테예르 박사는 "브라냐스의 생물학적 나이는 실제보다 10~15년은 젋었다"며 "보통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병들지만 그녀는 예외였다"고 밝혔다.

이어 "좋은 유전자의 작용을 모방하는 약물 개발 가능성도 열어줄 수 있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에스테예르 박사는 "브라냐스의 부모가 좋은 유전자를 물려줬을 수는 있지만 우리는 부모를 선택할 수 없다"며 "생활 습관과 환경 관리의 중요성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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