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중남미

"트럼프, 베네수엘라 본토 마약 거점 공습 검토"

박문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27 13:34

수정 2025.09.27 13:34

"마두로, 미국에 카르텔작전 지원 제안"
NBC, 협상 테이블 마련 안간힘 관측
미군이 지난 15일(현지 시간) 해외 범죄 조직의 마약 운반선에 대한 공격을 감행해 3명을 사살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밝혔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게시한 공습 영상의 한 장면. 트럼프 트루스소셜 캡쳐. 뉴시스
미군이 지난 15일(현지 시간) 해외 범죄 조직의 마약 운반선에 대한 공격을 감행해 3명을 사살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밝혔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게시한 공습 영상의 한 장면. 트럼프 트루스소셜 캡쳐. 뉴시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뉴시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NBC방송이 27일(현지시각)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내 마약 거점의 군사적 타격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BC는 미국 전쟁부 당국자들이 베네수엘라 마약 밀매 조직을 겨냥한 군사 공격 선택지를 마련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공격이 조만간 시작될 수 있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이번 보도가 사실이라면 중남미 지역의 긴장도가 더 커질 전망이다.

연합뉴스는 NBC방송을 인용해 베네수엘라 내 미국의 군사 공격 계획이 마약 밀매 조직원과 지도부에 대한 드론 공격과 마약 제조공장에 대한 타격 등에 초점을 맞췄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직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계획을 승인하지 않았다.



이 보도에 대해 미 백악관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자. 베네수엘라는 우리에게 갱단과 마약 밀매업자, 마약을 보내고 있다. 이는 용납이 안 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전 발언으로 논평을 대신했다. 미 전쟁부(옛 국방부)는 논평을 거절했다.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을 선포한 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마약 밀매 갱단 '트렌데아라과'(TdA)를 비롯한 베네수엘라를 거점 삼아 활동하는 마약 카르텔에 대해 군사력 사용을 지시했다.

현재 트럼프 정부는 카리브해에 핵 추진 고속 공격 잠수함과 이지스 구축함 등을 배치하는 한편 베네수엘라와 인접한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 F-35 전투기 10대를 보낸 상태다. 언제든 신속 출격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한 것이다.

실제 최근 몇 주간 미군은 '베네수엘라 기반 카르텔의 마약 운반선'이라고 주장하며 선박들을 공격했다. 이 공격으로 최소 1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은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마약 카르텔 우두머리로 규정했다. 5000만달러(약 692억 원)의 체포 지원금(현상금)도 걸었다. 트럼프 행정부 일부 관계자들은 이런 미국의 군사력 사용이 마두로의 권력 장악력을 약화하지 못해 낙담한 상태다. 마두로의 의미 있는 반응을 끌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마약 운반선 공격에 대한 국내외 반발이 예상보다 더 강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가 다음 단계를 신중하게 검토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안에는 중동의 중재국 지도자들을 통한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논의도 포함된다고 NBC는 전했다.

한편, 마두로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의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에 협조하겠다는 의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마두로 대통령이 이달 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베네수엘라 특별임무대사인 리처드 그리넬을 통해 TdA 지도부의 체포를 지원하겠다는 취지의 제안을 했다고 전했다.
이런 움직임은 베네수엘라에서 미국 행정부와의 협상 물꼬를 트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6일 정상 간 직접 대화 필요성을 역설하는 내용의 서한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냈다.


해당 서한에서 마두로 대통령은 "건설적인 대화와 상호 이해를 통해 미주 전역에 평화를 촉진해 주실 것을 (트럼프 대통령께) 정중히 요청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와 만나 직접적이고 솔직한 대화를 통해 현안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