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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좁은 집이 30억?"...아파트 시장에 짙어지는 불평등

장인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30 06:00

수정 2025.09.30 06:00

잇단 규제에도 인기 단지 중심 고가 거래 지속
중산층 주거사다리 붕괴.."양극화 장기화될 것"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뉴시스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와 공급 대책, 토지거래허가제 연장 등 잇따른 정책에도 불구하고 서울 내 아파트값 격차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강남권을 비롯한 인기 지역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반면, 비인기 지역은 1%대에 머물며 양극화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3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송파구 아파트값은 이달 22일까지 누계 기준 13.43% 올라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성동구 11.15%, 서초구 10.59%, 강남구 10.95% 등 강남 3구와 성동구가 모두 두 자릿수 오름세를 나타냈다. 반면 도봉·중랑구(0.36%), 금천구(0.78%), 구로구(1.76%), 성북구(1.88%) 등은 2%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지난해보다 오름폭도 더 줄었다.



이 같은 격차의 배경에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자리 잡고 있다. 정비사업 기대감과 투자 수요가 맞물린 성동구 금호동, 송파구 잠실 등에서는 연일 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지역은 매수세가 위축되며 사실상 거래절벽에 직면했다.

실제로 선호 지역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며 가격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성동구 금호동 이편한세상금호파크힐스 전용 84㎡는 지난 19일 23억원에 신고가를 새로 썼고, 성수동 서울숲아이파크리버포레 전용 59㎡는 20일 29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통상 실수요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59~84㎡ 면적임에도 가격이 20억~30억원에 형성되면서 내 집 마련의 진입 장벽을 높이고 있다.

반면 거래량은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6월 1만884건까지 늘었지만 7월 3946건으로 급락했다. 이후 9월 3478건(잠정)에 그치며 68%가량 줄었다. 전세거래량도 정점이었던 3월 1만5231건에서 9월 7270건(잠정)으로 절반 이상 감소하며 동반 위축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업계 한 전문가는 “거래절벽 속에서 일부 지역만 신고가가 형성되는 구조가 이어지면, 서울 아파트 시장의 양극화와 주거 불평등은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중산층 실수요자가 접근할 수 있는 주택 공급을 늘리고, 지역 간 균형 있는 개발을 유도하는 정책이 병행돼야 시장 왜곡을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