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125만명 환호한 여의도 가을밤…쓰레기에 편법 상행위 '아쉬운 시민의식'

최승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28 14:23

수정 2025.09.28 14:27

낮부터 구름처럼 모여... 첫 불꽃은 해프닝
이탈리아·캐나다에 이어 한화의 피날레
無사고로 행사종료, 질서있는 관람과 귀가 행렬
쓰레기 문제, 편법 상행위는 여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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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가을밤 서울 여의도 하늘이 형형색색 불꽃으로 환하게 물들고, 이들 즐기려는 대규모 인파가 몰렸지만, 사고 등 불미스러운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다만 일부 시민들은 축제 뒤 쓰레기를 그대로 버리고 가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세계적 행사인 만큼 보다 성숙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열린 '서울세계불꽃축제 2025'에는 추산 100만명의 시민과 관광객이 운집해 환호 속에 가을밤 하늘을 수놓은 불꽃을 구경했다. 올해 21회를 맞은 축제는 '함께하는 빛, 하나가 되다(Light Up Together)'를 주제로 진행됐으며, 이탈리아·캐나다·한국 3개국이 참여했다.



이날 여의도 한강공원과 인근 이촌·노들섬·노량진 일대는 이른 오후부터 시민들로 가득 찼다. 잔디밭과 보행로에는 돗자리와 텐트가 빼곡히 들어섰고, 늦게 도착한 시민들은 도로변이나 난간에 서서 자리를 잡았다. 오후 7시 20분 카운트다운과 함께 축제가 시작되자 첫 불꽃은 예상보다 낮게 터졌다. 관객들은 폭발음을 듣고 나서야 방향을 확인했고, 일부는 너털웃음을 지으며 급히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행사 직전 도착한 이영태씨(42)는 "첫 불꽃은 63빌딩 쪽에서만 보여 풍경이 잘 보이는 자리로 이동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첫 순서를 맡은 이탈리아팀은 성악곡에 맞춰 고전적인 불꽃을 펼쳤고, 이어 캐나다팀은 영화 OST에 맞춰 별 모양과 대형 원형 불꽃을 쏘아 올리며 분위기를 달궜다. 마지막 순서로 무대에 오른 한국팀은 '빛나는 시간 속'을 주제로 화려한 연출을 선보였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OST '골든(Golden)'을 시작으로 브루노마스, 아이유·박효신·이무진의 발라드까지 이어지는 음악에 맞춰 무궁화와 태극기 모양, 폭포처럼 쏟아지는 황금빛 불꽃이 하늘을 수놓았다. 순간마다 시민들은 휴대전화를 들고 환호성을 내질렀고, 일부는 촬영을 멈춘 채 숨죽여 감상했다.

공원 안에서는 아이를 목마에 태운 부모, 돗자리를 깐 가족, 연인과 친구들이 어우러졌다. 늦게 도착해 자리를 잡지 못한 시민들도 공원 너머 도로에서 까치발을 들며 불꽃을 즐겼다. 인도인 아르준씨(29)는 "도심 한복판에서 이런 규모의 불꽃을 본 건 처음이라 놀라웠다"며 "내년에도 꼭 오고 싶다"고 말했다.

27일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린 '2025 서울세계불꽃축제'는 주최 측 추산 100만명의 시민으로 북적였다. 이날 행사에서 인파 밀집으로 인한 사고 등 불미스러운 상황은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다만 일부 시민들이 축제가 끝난 후 쓰레기를 그대로 버리고 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27일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린 '2025 서울세계불꽃축제'는 주최 측 추산 100만명의 시민으로 북적였다. 이날 행사에서 인파 밀집으로 인한 사고 등 불미스러운 상황은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다만 일부 시민들이 축제가 끝난 후 쓰레기를 그대로 버리고 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축제 도중에도 공원 내부와 외곽 곳곳에서는 경찰과 안전요원이 끊임없이 안내 방송을 이어갔다. 늦게 진입하려는 시민들에게는 "뛰지 마시고 천천히 이동해 주세요. 지금 들어가셔도 자리가 없습니다"라는 멘트가 반복됐으며, 주요 통로마다 안전 통제선이 설치됐다. 서울경찰청은 지난해보다 1000명 늘어난 3448명의 경찰을 배치했다. 주최사 한화도 임직원 봉사단 1200명을 포함한 3700명의 안전요원을 투입했다.

오후 2시부터 밤 11시까지 여의동로(마포대교 남단~63빌딩)가 전면 통제됐고, 5호선 여의나루역은 행사 수시간 전부터 출입이 제한됐다. 발길은 자연스럽게 여의도역으로 몰렸으며, 역 입구마다 수십~백여명이 경찰 통제에 따라 차례차례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서울교통공사는 귀가 편의를 위해 5·9호선 증회 운행과 버스 집중 배차를 진행했다.

소방당국은 행사 종료까지 약 60건의 구급 활동을 집계했으나 대부분 두통·복통 등 경미한 증상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관람객들은 오후 8시 40분 마지막 불꽃이 터진 뒤 경찰들의 안내에 따라 차분히 발걸음을 옮겼다.

다만 현장 곳곳에서는 아쉬움도 남았다.
주최 측이 행사 종료 후 '시민 자율 청소'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그러나 일부 구역에는 음식물 포장지와 음료 캔이 방치돼 있었다.
또 한강공원 내 돗자리 명당이나 카페 좌석 등이 웃돈을 얹어 수십만원에 거래되는 등 편법 상행위가 이어졌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