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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다" 손흥민, EPL 득점왕 시절 이후 최고 폼… MLS 4경기 연속골 작렬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28 16:33

수정 2025.09.28 16:33

손흠민, MLS 4경기 연속 골
2번의 유효슈팅을 모두 골로 연결시켜
8경기 출전 8골 괴력... 파트너 부앙가는 득점 2위
MLS 공식 홈피 "손흥민과 부앙가는 역대급 콤비"
팀도 플레이오프 진출 확정
LAFC 손흥민이 멀티골을 터트리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뉴시스
LAFC 손흥민이 멀티골을 터트리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그라운드 위에서 폭발한 감각, 그리고 한 줄기 서늘한 집중력. 손흥민이 돌아왔다. 아니, 그가 미국 땅 위에서 다시 ‘폭격’을 시작했다.

28일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에너자이저 파크. 세인트루이스 시티SC와 LAFC의 맞대결은 단순한 정규리그 경기 이상의 무게감을 지녔다. 손흥민과 정상빈이 나란히 선발로 나선 경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인공은 단 한 명이었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로스앤젤레스 FC(LAFC)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이 4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팀의 플레이오프 경쟁에 힘을 보탰다. 손흥민은 28일 원정 경기에서 두 골을 기록하며 LAFC의 3-0 승리를 견인했다. 이로써 손흥민은 미국 이적 후 정규리그 8경기 출전 만에 8호골을 기록하며 시즌 두 번째 멀티골을 달성했다.

손흥민이 정규리그에서 4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건 지난 2021년 12월 EPL 토트넘 시절 이후 약 3년 9개월 만이다. 당시 그는 브렌트퍼드전(12월 3일)을 시작으로 노리치, 리버풀, 크리스탈 팰리스전까지 4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바 있다.

LAFC 득점을 합작한 손흥민과 부앙가가 함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LAFC 득점을 합작한 손흥민과 부앙가가 함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MLS 연속골 기록은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는 지난 14일 새너제이전(1골), 18일 레알 솔트레이크전(해트트릭), 23일 레알 솔트레이크와의 리턴매치(1골), 그리고 이번 세인트루이스전(2골)까지 단숨에 7골을 몰아쳤다. 이번 MLS에서의 기록은 LAFC 이적 이후 처음 달성한 기록이며, 같은 팀 소속 선수 중에서는 드니 부앙가에 이어 두 번째다. 최근 국가대표 A매치 경기까지 보면 득점 행진은 더욱 경이롭다.

이날 경기에서 선제골은 드니 부앙가가 넣었다. 전반 15분, 중원에서 상대 수비의 백패스를 가로챈 그는 단숨에 페널티 박스로 침투해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시즌 23호골이자 5경기 연속골이었다. 그로부터 30분 뒤, 손흥민의 순간이 찾아왔다.

전반 추가시간 4분, 후방에서 넘어온 패스를 받아 중앙에서 공을 몰던 그는 박스 안 왼쪽에서 수비수를 앞에 두고, 특유의 헛다리 후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대 왼쪽 하단을 찔렀다. 침착함, 정확함, 그리고 결정력. 모든 것이 완벽했다.

후반 15분, 손흥민은 또 한 번 골문을 흔들었다.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볼을 이어받은 그는 4명의 수비 사이를 간결한 터치와 오른발 슈팅으로 뚫어냈다. 시즌 8호골. 단 2개의 유효 슈팅을 모두 득점으로 연결한 ‘원샷 원킬’ 경기였다.

태극기 앞에서 골세리머니를 펼치는 손흥민과 동료들. 연합뉴스
태극기 앞에서 골세리머니를 펼치는 손흥민과 동료들. 연합뉴스

손흥민과 부앙가는 단순한 공격 콤비가 아니다. MLS 사무국이 직접 ‘역사적인 듀오’로 규정했다. MLS 리그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두 선수가 6경기 동안 LAFC가 넣은 17골 중 17골을 모두 책임졌다"고 밝혔다. 손흥민이 8골, 부앙가가 9골.

이로써 손흥민-부앙가는 하니 무크타르와 샘 서리지가 기록한 ‘10경기 15골 합작’ 기록을 경신하며 MLS 역사를 새로 썼다. 6경기 17골 합작. 수치도 무섭지만, 경기력은 더 무시무시하다. 한 명은 왕년의 EPL 득점왕, 다른 한 명은 현재 득점 2위를 기록하며 LAFC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잡았다.

최근 국가대표팀에서의 득점까지 고려하면 손흥민의 연속골 기록은 더욱 길어진다. EPL 득점왕 시절 이후 최고의 컨디션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KFA 제공
최근 국가대표팀에서의 득점까지 고려하면 손흥민의 연속골 기록은 더욱 길어진다. EPL 득점왕 시절 이후 최고의 컨디션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KFA 제공

이날 승리로 LAFC는 시즌 15승 8무 7패(승점 53)를 기록하며 서부 콘퍼런스 4위를 유지했다. 더불어 일찌감치 2025 MLS컵 플레이오프 진출도 확정했다.
무엇보다 손흥민과 부앙가의 공격력이 최근 상승세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포스트시즌에서도 강력한 전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