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적수 없는 최강자의 흔들림… 안세영, 안방서 야마구치에 완패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28 17:02

수정 2025.09.28 17:02

안세영이 28일 경기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 슈퍼 500 코리아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 일본 야마구치 아카네와의 경기에서 실점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뉴시스
안세영이 28일 경기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 슈퍼 500 코리아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 일본 야마구치 아카네와의 경기에서 실점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안세영(세계랭킹 1위)이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여자단식 최강자’의 발걸음이 최근 들어 주춤거리고 있다. 그 무대가 하필 안방에서 열린 코리아오픈 결승전이었기에 충격은 더욱 컸다.

28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BWF 월드투어 슈퍼500 코리아오픈 여자단식 결승. 안세영은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세계랭킹 4위)에게 0-2(18-21, 13-21) 완패를 당했다. 경기 내내 하고 싶은 플레이는 보이지 않았고, 빠른 공격에 밀리며 시종일관 끌려다니는 모습이었다.



경기 후 안세영은 “야마구치 선수가 완벽한 경기를 했다. 저는 따라가기만 했다”며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이어 “많은 분들의 응원이 느껴져 더 이기고 싶었는데, 오늘은 제 날이 아니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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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패배가 더 뼈아픈 이유는 ‘상대’ 때문이다. 강력한 라이벌인 왕즈위, 한웨, 천위페이(이상 중국)가 불참한 대회였고, 남은 최대 위협으로 꼽힌 야마구치마저 올해 세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꺾어온 상대였다. 많은 전문가들은 안세영의 우승을 기정사실로 여겼다. 하지만 결과는 의외의 완패였다.

사실 불안의 조짐은 있었다. 지난달 세계선수권 준결승에서 천위페이에게 패하며 2연패 도전에 실패한 데 이어, 이번에도 홈 팬들 앞에서 흔들렸다. ‘천하무적’이었던 안세영이 연이은 큰 무대에서 무너진 것이다.

안세영은 “매번 훌륭한 선수들과 경기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지만, 점점 힘들어지는 것 같다”며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상대들이 발전한 모습으로 나오고 있어 저 역시 계속 더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올해만 국제대회 10차례 출전, 7번 우승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안세영. 그럼에도 스스로는 “부침이 심했던 한 해”라고 평가했다. 초반의 압도적인 질주와 달리 후반기에 들어 급격한 하락세를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세영과 일본 야마구치 아카네가 28일 경기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 슈퍼 500 코리아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 시상식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뉴시스
안세영과 일본 야마구치 아카네가 28일 경기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 슈퍼 500 코리아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 시상식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뉴시스

그럼에도 안세영은 “남은 대회는 모두 우승하고 싶다. 아프지 않고 자신 있는 플레이를 계속하는 게 목표”라며 강한 의지를 다졌다.
세계 최강의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 그리고 스스로를 증명하기 위해 그녀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안방에서 드러난 뼈아픈 완패는 어쩌면 새로운 도전의 시작일지 모른다.
팬들이 기억하는 ‘압도적인 안세영’을 다시 보여줄 수 있을지, 남은 시즌 그의 행보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