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비 그대론데, 외식비는 치솟아... 살기 힘드네요" 더 가난해진 20대, 이유 있었다

실질소득 증가율 20대만 1%대로 둔화
비정규직 증가 등 고용의 질 악화가 원인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최근 10년간 20대의 실질소득 증가율이 전 세대를 통틀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 증가 등 고용의 질 악화와 외식비 급등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됐다.

실업률은 낮아졌지만... 대부분이 비정규직

한국경제인협회가 29일 발표한 '2014~2024년 세대별 실질소득 추이 분석' 에 따르면 이 기간 20대의 실질소득 증가율은 연 1.9%에 달했다. 실질소득은 명목소득에 물가 변동을 반영해 산출한 지표다.

연평균 실질소득 증가율을 세대별로 살펴보면 △30대 3.1% △40대 2.1% △50대 2.2% △60대 이상 5.2%로 1%대는 20대가 유일했다.

20대의 실질소득 증가 추세도 2014~2019년 연평균 2.6%에서 2019~2024년 1.1%로 둔화했다.

고용의 질 악화가 20대 소득 개선의 발목을 잡았다. 20대는 명목소득 중 근로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세대에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데, 최근 10년간 이들의 근로소득 연평균 증가율은 3.6%로 집계돼 전 세대 중 가장 낮았다. 같은 기간 20대의 실업률은 9.0%에서 5.8%로 낮아져 고용의 '양적 개선'은 이뤄졌지만 비정규직 비율이 11.1%포인트(p) 상승해 '질적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외식비 등 물가는 더 올라.. 20대 경제적 부담

외식비 급등에 따른 체감물가 상승도 20대 실질소득에 영향을 미쳤다. 20대의 가처분소득 증가율은 과거 5년(2014~2019년) 연 3.8%에서 최근 5년(2019~2024년) 연 4.0%로 개선됐으나 체감물가 상승률은 연 1.1%에서 2.8%로 뛰면서 실질소득 증가율은 되레 낮아졌다. 20대의 지출 비중이 가장 높은 음식·숙박비가 가파르게 상승해서다.

한경협은 20대 소득 개선을 위해 노동시장 정책의 질적 강화와 외식 물가 안정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2022년 기준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대비 전체 노동 시장정책 지출 규모는 1.02%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0.98%)을 웃돌았지만 직접 일자리 창출 등 양적 개선에 편중됐다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외식업계의 식재료비 부담 완화를 위해 할당관세 적용과 농산물 유통 효율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경협 관계자는 "고용 훈련, 기업의 양질 고용 창출 여력 확대 등 고용의 질적 제고를 위한 노동시장 정책 다변화가 필요하다"며 "식재료비 원가 부담을 줄이는 등 외식 물가의 안정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e-mail] 안가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