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美 재침 걱정하는 탈레반, 억류했던 미국인 석방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29 10:05

수정 2025.09.29 10:05

탈레반, 카타르 중재로 미국 시민권자 아마르 아미리 석방
올해 들어 석방한 미국인 5명으로 늘어
탈레반, 트럼프의 아프간 미군 기지 반환 요구에 긴장
28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륙한 비행기에서 탈레반에 억류됐던 미국인 아마르 아미리(왼쪽 첫번째) 미국의 애덤 보엘러 인질 특사(왼쪽 세번째)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UPI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륙한 비행기에서 탈레반에 억류됐던 미국인 아마르 아미리(왼쪽 첫번째) 미국의 애덤 보엘러 인질 특사(왼쪽 세번째)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UPI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재침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이 28일(현지시간) 억류 중이던 미국인 1명을 석방했다. 미국 측은 억류된 미국인이 모두 풀려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AP통신 등 외신들은 이날 탈레반 외무부의 지아 아흐마드 타칼 부대변인을 인용해 ‘아마르 아미리’로 알려진 미국 시민권자가 석방되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아미리가 "2024년 12월부터 구금되어 있었으며, 현재 미국으로 귀국 중"이라고 설명했다.

카타르 범아랍 매체 알자지라 방송은 카타르 정부가 미국의 애덤 보엘러 인질 특사와 아미리의 접촉을 주선했으며 이후 몇 개월 동안 협상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올해 들어 탈레반에 억류되었다가 풀려난 미국인은 아미리까지 5명으로 늘었다.

카타르는 탈레반이 2001년 미국의 침공으로 실각한 이후 탈레반 관계자 체류 및 연락 사무소 설치 등을 허용하면서 탈레반의 외교를 도왔다. 탈레반은 지난 19일에 8개월 동안 억류했던 영국인 부부를 석방했으며 해당 협상에도 카타르의 중재가 있었다.

AP는 탈레반의 이번 석방에 대해 미국과 관계 정상화 노력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2021년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한 이후 다시 나라를 장악한 탈레반은 이후 미국 조 바이든 정부 집권기에 국제적으로 고립되었다. 올해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바이든 정부가 무질서하게 철군하면서 약 9조원 규모의 미국 무기를 남기고 왔다며 전임자를 자주 비난했다.

그는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아프가니스탄으로부터 바그람 공군기지를 반환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그람 기지는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북쪽으로 40∼50㎞ 떨어진 곳에 있으며 2001년부터 약 20년 동안 이어진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미군의 핵심 거점이었던 곳이다. 트럼프는 지난 20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탈레반이 "만약 아프가니스탄이 바그람 공군기지를, 그것을 건설한 미국에 돌려주지 않는다면 나쁜 일들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바그람 기지를 다시 가져오기 위해 미군을 투입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것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미국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28일 성명에서 카타르의 중재 노력에도 사의를 표한 뒤 "이번 석방은 중요한 진전이지만, 아프가니스탄에 억류된 미국인이 더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대통령은 억류된 모든 미국인이 귀환할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다.
이번 석방은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중요한 조처"라고 평가했다.

28일(현지시간) 미국의 애덤 보엘러 인질 특사(왼쪽)가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외교부 청사에서 아미르 칸 무타키 탈레반 외무장관과 대화하고 있다.UPI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미국의 애덤 보엘러 인질 특사(왼쪽)가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외교부 청사에서 아미르 칸 무타키 탈레반 외무장관과 대화하고 있다.UPI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