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올해 역대급 한파·폭염, 민간소비 증가율 0.18%p 끌어내려”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29 12:00

수정 2025.09.29 12:35

폭염·한파·강수 발생 시 대면소비↓
카드사용액 각각 7%, 3%, 6% 줄어
금·토요일 비오면 감소폭 더 확대
강수 뒤 날씨 맑아지면 ‘펜트업 효과’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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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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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올해 초 한파와 여름철 폭염 등 기상 악화로 민간소비 증가율이 0.18%p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오프라인 쇼핑, 외식 등 대면 서비스를 중심으로 소비가 평상시보다 급격하게 줄면서 전체 카드사용액이 감소한 영향이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BoK 이슈노트: 고빈도 데이터를 통해 본, 날씨 및 요일의 소비 영향’에 따르면 전체 카드사용액은 폭염·한파·강수 발생 시 평상기후 대비 각각 7%, 3%, 6%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오프라인 쇼핑의 경우 각각 1%, 3%, 6% 감소하고, 외식 등 대면서비스는 각각 5%, 6%, 9% 감소한 것으로 추정돼 폭염·한파보다 비가 내릴 때 감소폭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조병수 한은 조사국 차장은 “폭염·한파의 경우 피서·휴가, 냉·난방 기기 및 관련 용품 구매 등 계절적 수요 증가가 기상악화로 제약된 소비활동을 일부 상쇄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요일별로 보면, 가구당 일평균 카드 사용액은 금요일이 15만1000원으로 가장 많았고 대면 소비의 경우 토요일이 5만8000원으로 가장 높았다. 영업일·비영업일(주말,공휴일)로 구분해 보면, 전체 카드사용액은 영업일에 더 많지만, 대면소비 지출은 비영업일에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요일 또는 토요일에 비가 오는 경우 대면소비 중심으로 카드사용액 감소폭이 다른 요일에 비해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의 분석 결과, 금·토요일에 비가 내릴 때 전체 카드사용액은 평상기후 대비 8%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오프라인 쇼핑이 8%, 외식 등 대면서비스가 11% 줄었다.

아울러 비가 오면 계획된 소비를 미뤘다가 날씨가 개선되면 소비가 평소보다 늘어나는 ‘펜트업(pent-up) 효과’도 관측됐다. 토요일에 비가 왔다가 맑아진 일요일의 카드사용액은 주말 내내 맑은 날씨가 이어진 일요일에 비해 오프라인 쇼핑, 외식 등 대면소비를 중심으로 1.3% 증가했다.

이같은 실증분석을 토대로 한은이 올해 발생한 주요 기상악화가 소비에 미친 영향을 추산한 결과, 연간 민간소비 증가율이 0.18%p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4분기 중 한파가 0.03%p, 6~8월 중 극심했던 여름철 폭염이 0.15%p가량 민간소비 증가율을 끌어내린 것이다.

조 차장은 “다만 같은 기간 강수일수는 반대로 2023~2024년에 비해 적어 소비를 0.09%p 정도 높였다”며 “해당 기간의 전반적인 기상 여건이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에 미치는 영향은 약 -0.09%p로 평가된다”고 했다.

한은은 고빈도 지표인 일별 카드사용액과 기상 데이터를 활용해 날씨·요일이 소비의 규모와 구성을 변화시키는 주요 요인임을 규명한 만큼, 소비 흐름을 속보성 있게 파악할 수 있는 유용한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봤다.


조 차장은 “향후 이상기후, 근로시간·근무형태 변화 등으로 소비패턴의 변동성이 확대·상시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고빈도 지표를 활용한 가계소비 행태의 면밀한 분석이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제공.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