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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만석 검찰총장 대행 "충분한 논의 없이 검찰 폐지 참담"

서민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29 11:01

수정 2025.09.29 11:01

"구성원들에게 면목 없고 죄송하다"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지난 2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퇴근하며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에 대한 입장을 밝힌 후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지난 2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퇴근하며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에 대한 입장을 밝힌 후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검찰청 폐지'에 대해 "충분한 논의나 대비 없이 검찰이 폐지되는 현실에 매우 참담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노 대행은 29일 검찰 구성원들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검찰 구성원들이 느꼈을 당혹감, 허탈감, 억울함과 우려를 떠올리면 면목이 없고 죄송하기 그지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검찰청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신설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지난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지휘부 책임론'이 불거지자, 내부 반발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노 대행은 "대검은 헌법상 명시된 검찰을 법률로 폐지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는 점, 중수청 신설 시 수사기관 난립으로 인한 혼란과 형사 사법시스템 구축 비용 과다 등 불필요한 예산 소모, 통제받지 않는 권력의 비대화, 국민의 권리구제와 수사지연 방지를 위한 검찰의 보완수사 필요성 등을 강조하며 대응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헌법에 명시된 이래 직접수사와 공소 제기뿐만 아니라 경찰 수사에 대한 사법통제, 형 집행, 피해자 지원, 범죄수익 환수, 국제사법공조 등 법질서를 확립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왔다"며 "이러한 공익적 역할에 대한 자부심이 검찰을 지탱하는 큰 힘이 돼 우리 사회의 정의와 인권을 바로 세우고, 범죄로부터 이웃과 공동체를 지켜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의심받는 수사 등으로 인해 국민으로부터 충분한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비판은 겸허히 받아들일지라도 그동안 지키고자 했던 가치와 노력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도 했다.

향후 검찰 내부 의견을 적극 개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노 대행은 "대검에서는 향후 진행될 논의 과정에서도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국민들께서 불편을 느끼지 않는 방향으로 형사사법 절차 시스템이 설계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출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검찰 구성원들의 의견과 지혜를 더욱더 충실히 듣고 개진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또 "아울러 중수청 신설에 따라 수사관들게서 소속 부처의 변경이나 직종·직렬 변경, 처우 변화를 예상해 신분 불안 등 염려가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무총리실 산하에 구성되는 범정부 검찰개혁추진단에서 중수청의 기능, 직제, 인력 충원, 처우 등에 대해 논의 예정인 바, 일선의 의견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