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2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서울 핀테크 위크 2025'에 참석해 'AI가 변화시킬 일상, 그리고 금융의 미래'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며 이같이 밝혔다.
우선 윤 대표는 한국 정보기술(IT) 산업의 특수성을 짚었다. 그는 "우리나라는 검색, 게임, 메신저, 이커머스 등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4대 IT 산업을 자국 기업이 지켜낸 유일한 나라"라며 "통신망과 네트워크 같은 인프라, 그리고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국민들의 높은 기대 수준이 성장의 밑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AI가 사회 전반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금융 분야에서는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표는 "AI의 핵심 경쟁력은 모델과 데이터인데 모델은 이미 글로벌 빅테크가 주도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뒤처져 있지만 금융 데이터는 글로벌 기업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자산으로, 이를 기반으로 한국이 데이터 중심 전략을 통해 AI 경쟁에서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관련해 카카오뱅크의 사례도 소개했다.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는 대안 데이터를 활용해 신용평가 모델을 고도화했다"며 "중저신용자 대출을 가장 많이 공급하면서도 연체율이 낮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스미싱 탐지, 대화형 서비스, 금융계산기 등도 모두 데이터와 AI를 기반으로 제공하는 혁신 서비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디지털자산 측면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표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은 그 자체만으로 가치가 있고 국내 시장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사용처가 해외 송금 또는 해외 지급결제의 도구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윤 대표는 현재 글로벌 결제시장이 비자(VISA)와 마스터(Mastercard)가 독점한 상태라고 언급하면서 "만약 국내에 전업 카드사들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신용카드 시장 자체가 형성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봤다. 이처럼 해외 스테이블코인 확산에 편승하기만 한다면 국내 금융 주권을 잃을 수 있는 만큼,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활용을 통해 새로운 결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게 윤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해외 결제 서비스도 신용카드 대신 원화 스테이블코인 지갑만 연동하면 더 편리해질 것"이라며 "이 네트워크를 넓히면 과거 우리가 IT 산업을 지켜낸 것처럼 금융에서도 새로운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윤 대표는 "우리나라는 인프라도 갖춰져 있고 엔지니어 역량도 충분하다"며 "AI를 산업 전반에 확산시키려면 부작용이 있더라도 규제를 완화하고 테스트베드를 과감하게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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