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한국연예제작자협회(이하 연제협)가 응원봉 디자인 유사성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그룹 더보이즈와 걸밴드 QWER와 관련해 입장을 냈다.
연제협은 29일 성명서를 내고 "양측 소속사는 서로의 의견이 상충되고 있으나, 법적 문제에 대한 엄정한 판단 및 객관적 사실관계 규명, 업계 관행 및 디자인의 공공성 범위, 그리고 팬덤 정체성의 사회적 중요성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며 "각자 입장이 법적으로만 대립한다면, K팝 전체의 창의력 저하, 팬 문화의 배타성과 고립성 심화, 나아가 국내외 시장 내 신뢰도 저하 등 심각한 리스크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연제협은 "지식재산권과 창의성 보호를 위한 업계 합의와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며 "각 소속사와 아티스트, 팬덤의 유의미한 창작적 자산에 보호 장치가 명확히 적용될 수 있도록 표준 가이드라인 마련을 적극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팬덤 간 상호 이해·존중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며 "해시태그 총공, 시위 등 집단행동은 건전한 팬덤 문화의 일부이나, 타 팬덤 및 아티스트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 혐오, 사이버불링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협회는 중립적 입장으로 양 당사자 간 조정·중재,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공식 분쟁 조정 플랫폼 구축, 업계 공동 성명, 캠페인 등의 다각적 노력을 시작할 것을 약속한다, 향후 공식 굿즈 디자인의 사전 등록, 공개 검토, 업계 사전 협의 절차가 정착될 수 있도록 초기 기획-심의 제도를 강조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K-팝의 문화적 힘은 다양한 창의성의 공존과 생태계의 선순환에 있다"며 "'정체성은 지키고 창의성은 꽃피우는 산업환경' 마련에 모든 관계자가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6일 QWER 측은 공식 SNS에 단독 콘서트 MD 판매 공지를 올리며 확성기 형태의 응원봉 디자인을 공개했다. 이후 이를 본 더보이즈 팬들은 QWER의 응원봉이 지난 2021년 출시된 확성기 형태의 더보이즈 응원봉과 유사하다며 응원봉의 중앙 로고와 손잡이 위치 등을 지적했다. 또한 더보이즈 응원봉은 디자인 등록이 돼 있다고 주장하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더보이즈 소속사 원헌드레드는 25일 "당사는 해당 사안을 인지한 이후 QWER 측과 논의를 이어오며 디자인 변경 등을 요청했으나 최종적인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라며 "당사는 향후에도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법적 절차를 포함해 유관 기관들과 연대하여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 후 QWER 레이블 쓰리와이코프레이션, 프리즘필터는 "당사는 본 응원봉과 관련하여 변호사와 변리사 등 관련 전문가들의 검토와 의견을 수차례에 걸쳐 받았으며, 저작권 침해를 포함한 어떠한 문제도 없다는 사실을 확인받았다"라고 반박했다.
현재 더보이즈 팬덤과 QWER 팬덤 사이 갈등도 빚어지고 있다. 더보이즈 팬들은 최근 QWER 소속사 사무실 앞에서 트럭 시위를 벌이며 항의했고, QWER 팬들은 응원봉 디자인에 대한 권한이 없다며 맞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팬들의 신상을 털고 협박하는 글도 올라와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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