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fn이사람] "K유행 팝·드라마 다음은 술… 국세청이 수출길 활짝 열 것"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29 18:10

수정 2025.09.29 18:09

정희진 국세청 소비세과장
국내 시장 회복과 판로 개척 목표
소규모 업체 증류 소주 제조 허용
정부 최초로 K주류 행사도 열어
우수한 중기에 해외 마케팅 기회
정희진 국세청 소비세과장.국세청 제공
정희진 국세청 소비세과장.국세청 제공
"우리 술은 단순히 마시고 즐기는 음료를 넘어 우리 민족의 고유한 문화를 담고 있는 살아있는 유산입니다. 우리 술의 세계화는 단순히 수출량 확대에 그치지 않고, 한국 문화의 위상을 높이는 중요한 과제입니다."

정희진 국세청 소비세과장(사진)은 29일 'K주류'의 세계화가 경제적 효과를 넘어 문화 콘텐츠 확산의 일환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과장은 지난 2007년 국세청에서 공직을 시작해 법인세 등 세원관리, 조사, 불복 등 다양한 국세 행정을 두루 경험했다. 현재는 소비세과장으로서 주세, 개별소비세, 교통세, 인지세 등 소비세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최근에는 'K-SUUL의 세계화'를 위한 제도 개선과 수출 지원, 그리고 민관 협업을 통한 주류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주류산업은 인구 감소와 건강 중심 소비 트렌드 확산으로 내수 부진을 겪고 있다. 반면 해외 프리미엄 주류 수입은 꾸준히 증가해 무역수지 악화로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정 과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제도 개선을 통한 시장 활성화 △K콘텐츠와 연계한 해외시장 개척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 과장은 "소규모 주류 제조면허 주종을 위스키, 브랜디, 증류식 소주까지 확대하고, 납세병마개 제조자 지정제를 등록제로 전환하는 등 규제를 완화했다"며 "업계 의견을 적극 반영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는 실질적인 시장 진입 장벽을 낮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과장은 국세청은 단순한 과세기관이 아닌 주류산업 지원의 중추 역할을 수행할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과장은 "전국 133개 세무서와 7개 지방청, 첨단 과세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어 관계 부처 및 업계와의 협업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며 "특히 115년 전통의 주류면허지원센터는 양조 기술 지원 등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에서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역량을 바탕으로 국세청은 12월 초, 최초의 정부 주관 K주류 브랜드 행사인 '2025 K-SUUL AWARD'를 개최한다. 대기업, 전문가, 국민심사단이 함께 선정한 12개의 우수 제품에는 국세청 인증마크가 부여되고, 해외 대형유통사 매장 진출 및 국제박람회 참가 등 다양한 해외 마케팅 기회도 지원된다.

정 과장은 "수출 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향후 K팝, K드라마에 이어 K주류도 글로벌 문화 콘텐츠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는 10월 경주에서 개최되는 '2025 APEC CEO 서밋 & 와인·전통주 박람회'도 국세청이 적극 지원하는 국제행사다. 세계 각국 정상급 인사와 글로벌 기업 CEO 등 1700여명이 참석할 예정으로, 우리 술을 국제무대에 알릴 절호의 기회로 평가된다.


정 과장은 "면허 승인 및 시음주 제공 절차를 간소화해 박람회 준비가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제행사에서 주류법 관련 절차 안내 및 제도 개선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