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이억원 "석화산업 재편 위한 금융 지원, 대주주 자구 노력 전제돼야"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29 21:16

수정 2025.09.29 21:15

기업 구조조정 관련 원칙 재확인
첫 은행장 간담회선 체질개선 요구
"자본규제 합리화 따른 여력 유인"
포용금융 관련 일방향적 구도 부인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석유화학산업 재편을 두고 '대주주 자구 노력이 먼저'라는 입장을 다시 확인시켰다. 은행권엔 손쉬운 이자장사 대신 생산적 금융으로의 체질개선을 요구했다.

이 위원장은 2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 대전환을 위한 은행장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석유화학 기업 사업재편과 관련, "대주주 자구노력 기반으로, 결국은 기업들이 다시 생존하고 살아나가는 게 가장 중요할 것"이라며 "타당성 있는 사업재편 계획을 만든다는 점이 전제가 되면 금융사들이 실사에 참여하고 타당성을 평가해 지원할 수 있다는 게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금융권 지원을 바라만 볼 것이 아니라 대주주 등이 자구노력과 고통분담에 나서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지난달 21일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이 '석유화학 사업재편 금융권 간담회'에서 "자기 뼈를 깎는 자구노력과 구체적이고 타당한 사업재편계획 등 원칙에 입각한 '행동'을 보여달라"고 주문한 바와 같다.



이 위원장은 조직개편 관련해선 즉답을 피했다. 다만 그는 "전체적인 시기와 내용이 결정되면 말씀드리겠다"며 "조직개편 과정에서 제기됐던 문제제기들을 되돌아보고, 미흡한 부분이 없는지 스스로 사고의 틀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위원장은 생산적 금융, 포용금융 등을 위해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과도한 부담을 요구하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는 "가령 자본규제 합리화 등에 따라 생기는 여력하에서 (생산적 금융을) 하라는 유인인 것"이라며 "전혀 불가능한 일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한 방향으로 가자는 얘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 위원장은 앞서 모두발언에서 기본적으로 사업모델 자체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그는 "은행이 담보와 보증에 기대 손쉬운 이자장사로 이익을 내는 반면, 이에 걸맞은 변화와 혁신은 부족했다"며 "은행권 자본규제 개선방안으로 투자 여력이 확대되고 자본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인 만큼 생산적 금융을 적극 공급하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금융위는 앞서 지난 19일 열린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은행 자본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국내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RW) 하한 현행 15%에서 20%로 상향 △은행의 비상장 주식에 대한 RW 250%로 일괄 적용(단기매매 목적 투자 비상장 주식 또는 벤처캐피털에 한해서만 400%) 등이 핵심이다.

이 위원장은 "앞으로도 자본규제 합리화는 계속 추진할 것"이라며 "신용리스크뿐 아니라 운영·시장리스크 등 추가 과제를 계속 발굴하고 논의하며 구체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중심 금융'도 거론했다. 연체 7년 이상, 5000만원 이하 채권을 매입 후 소각하는 장기연체채권 채무조정 프로그램이 곧 시행되는 만큼 은행들이 역할을 다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위원장은 끝으로 '신뢰 금융'이 필요하다며 "가계부채의 철저한 관리와 함께 취약한 주력 산업의 사업 재편 등 당면 리스크 요인을 점검·관리해달라"고 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