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 8월 재화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 7월 1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으로 살아났던 소매판매 증가세가 다시 꺾였다. 전(全)산업생산은 보합세를 유지했지만 이중 소비쿠폰과 관련 있는 서비스업 생산은 감소했다. 기획재정부는 소매판매가 7월 큰 폭으로 증가한 기저효과 영향으로 8월이 줄었다고 보고 9월에는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30일 통계청이 내놓은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2.4% 감소했다.
소매판매는 4개월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지난해 2월(-3.5%) 이후 최대 감소폭을 나타냈다. 지난 7월 소비쿠폰 지급으로 2.7% 증가하며 2년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은 소비쿠폰에도 소매판매가 줄어든 이유에 대해 △가전제품 소비 감소 △음식료품 소비 대신 외식 전환 △늦은 추석에 따른 수요 이동 등을 꼽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7월 으뜸효율가전제품 환급사업이 선착순으로 이뤄지면서 가전제품이 크게 늘었다. 7월 휴대폰 신제품 출시도 있었다”며 “소비쿠폰 효과로 음식료품 소비가 외식 서비스로 이동한 것도 이유다. 8월 서비스 산업에서 음식업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전산업생산지수는 114.5(2020년=100)로 전월과 같았다. 산업생산이 지난 4∼5월 '마이너스'에서 벗어나 6~7월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다시 제자리걸음인 모양새다.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 생산호조(21.2%) 등에 힘입어 2.4% 늘었지만, 건설업 생산이 6.1% 급감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문·과학·기술(1.5%) 등에서 생산이 늘었으나 도소매(-1.7%), 협회·수리·개인(-6.0%) 등에서 생산이 줄어 감소했다. 다만, 소비쿠폰과 밀접한 숙박 및 음식점업 경우 7월(1.9%), 8월(1.1%) 증가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대형마트에서 소비쿠폰 등을 사용할 수 없어 도소매 등이 감소했다”며 “다만, 숙박 및 음식점업이 5월(-0.2%), 6월(-1.7%) 감소하다 증가한 것에 소비쿠폰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7월 예술·스포츠·여가 서비스업 경우 7월(7.3%) 큰 폭으로 증가했다가 8월(-1.4%) 감소했는데 1회성 선결재가 많다 보니 영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1.1% 감소했다. 정밀기기 등 기계류 투자가 늘었지만, 기타운송장비 등 운송장비 투자가 줄어든 영향이다. 건설기성은 건축(-6.8%) 및 토목(-4.0%)에서 공사실적이 모두 줄어 전월 대비 6.1%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6개월 연속 감소세다. 건설수주(경상)는 건축과 토목에서 모두 늘면서 전년 동월 대비 44.8% 증가했다.
기재부는 소매판매가 소비쿠폰에도 줄었다는 지적에 대해 7월 기저효과라고 설명했다. 또한 평균 소매판매지수는 2·4분기 대비 1.9%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9월에는 지표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9월1일부터 20일까지 개인카드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5.3% 증가해서다. 또한 소비자심리지수도 110을 3개월 연속 상회하고 있다. 100을 기준으로 이를 넘으면 소비심리가 긍정적인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명절 소비 효과는 통상 3주전부터 나타난다”며 “10월에 추석이 있다 보니 소비가 지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15년간 9월 네째주 이후로 추석이 늦은 경우 소매판매는 8월 평균 0.1%인데 반해 9월 1.2%”라며 “명절이 늦으면 소비 효과가 8월에 반영되지 않고 9월 수치가 높게 나온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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