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중남미

“약가 세계 최저 수준 맞춘다”…화이자, 트럼프 행정부와 합의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01 02:47

수정 2025.10.01 03:30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와 손잡고 메디케이드 처방약 가격 인하와 미국 내 700억달러 규모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가능하다고 했던 일"이라고 자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화이자 최고경영자(CEO) 알버트 불라와 함께 합의 내용을 발표했다. 뉴욕에 본사를 둔 화이자는 앞으로 메디케이드 프로그램에 '최혜국 가격(most-favored-nation pricing)'을 적용하기로 했다. 즉 선진국 가운데 가장 낮은 약가를 미국에도 동일하게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불라 CEO는 "오늘은 불공정한 상황을 되돌리는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화이자는 약가 인하와 함께 미국 내 생산시설에 700억달러(약 96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은 엄청난 합의"라며 "다른 제약사들도 곧 합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선언한 다국적 제약사들의 흐름에 화이자도 동참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약사들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해 '관세 부과'를 지렛대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관세는 약가를 오히려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7월 17개 제약사 CEO에게 서한을 보내 "미국 약값은 해외보다 최대 3배 비싸다"며 약가 인하 압박을 가했다.

메디케이드 가입자들은 보통 몇 달러의 소액만 부담하기 때문에 직접 혜택이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주정부 예산 부담은 완화될 수 있다는 평가다. 메디케이드는 저소득층을 위한 연방·주정부 공동 지원 프로그램으로, 미국 내 의료비 지출 구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번 합의는 민주, 공화 양당의 의료비 갈등으로 자정 연방정부 셧다운이 임박한 가운데 전격 발표됐다.

미국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국(CMS) 메흐메트 국장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발표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제약사가 메디케이드를 통해 의약품을 자발적으로 더 낮은 가격에 판매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연합UPI
미국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국(CMS) 메흐메트 국장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발표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제약사가 메디케이드를 통해 의약품을 자발적으로 더 낮은 가격에 판매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연합UPI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