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화이자 최고경영자(CEO) 알버트 불라와 함께 합의 내용을 발표했다. 뉴욕에 본사를 둔 화이자는 앞으로 메디케이드 프로그램에 '최혜국 가격(most-favored-nation pricing)'을 적용하기로 했다. 즉 선진국 가운데 가장 낮은 약가를 미국에도 동일하게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불라 CEO는 "오늘은 불공정한 상황을 되돌리는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화이자는 약가 인하와 함께 미국 내 생산시설에 700억달러(약 96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은 엄청난 합의"라며 "다른 제약사들도 곧 합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선언한 다국적 제약사들의 흐름에 화이자도 동참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약사들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해 '관세 부과'를 지렛대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관세는 약가를 오히려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7월 17개 제약사 CEO에게 서한을 보내 "미국 약값은 해외보다 최대 3배 비싸다"며 약가 인하 압박을 가했다.
메디케이드 가입자들은 보통 몇 달러의 소액만 부담하기 때문에 직접 혜택이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주정부 예산 부담은 완화될 수 있다는 평가다. 메디케이드는 저소득층을 위한 연방·주정부 공동 지원 프로그램으로, 미국 내 의료비 지출 구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번 합의는 민주, 공화 양당의 의료비 갈등으로 자정 연방정부 셧다운이 임박한 가운데 전격 발표됐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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