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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데헌 따라하다 화상 입을 수 있어"…美어린이 병원, '컵라면 화상 주의보' 내렸다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01 07:47

수정 2025.10.01 08:48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여주인공들이 컵라면을 먹는 장면/사진=뉴욕타임스 갈무리, 뉴스1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여주인공들이 컵라면을 먹는 장면/사진=뉴욕타임스 갈무리, 뉴스1

[파이낸셜뉴스] 넷플릭스 흥행작인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끈 가운데 케데헌 속 주인공을 따라하는 어린이들이 늘어나면서 미국의 한 저명한 어린이 병원이 '컵라면 화상'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보스턴의 슈라이너스 어린이 병원은 최근 성명을 통해 케데헌 주인공이 컵라면 먹는 모습을 재연하는 챌린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행함에 따라 어린이 화상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틱톡 등 동영상 공유 플랫폼에 '케이팝누들챌린지(#KPopNoodleChallenge)'와 '데몬헌터스라멘(#DemonHuntersRamen)' 등의 해시태그를 달고 어린 팬들이 컵라면을 먹는 동영상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동영상에는 어린아이들이 마치 애니메이션 영화 속 케데헌의 캐릭터처럼 소형 컵라면을 맛보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컵라면을 조리하고 먹는 과정에서 전자레인지에서 꺼낼 때 등 팔팔 끓는 물이나 뜨거운 내용물을 쏟을 우려가 있다.

특히 컵이 스티로폼이나 얇은 종이로 만들어져 열을 잘 차단하지 못하고 손에 들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도 위험 요소다.

병원 측은 "컵라면은 어린이의 화상 원인 중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며 "슈라이너 병원에서도 이런 부상을 1주일에 2∼3차례는 본다"고 밝혔다.

이어 "어른보다 어린이가 더 화상에 취약하다"며 "어릴수록 피부가 얇고, (어른보다) 더 낮은 온도에서도 화상을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린이들이 즐거운 유행에 참여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안전하게, 어른이 지켜보는 가운데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컵라면을) 단 한 번 엎었다가 깊고 고통스러운, 평생의 흉터가 남을 수도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케데헌 유행 전에도 컵라면은 어린이들에게 화상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시카고대 연구진이 지난 2023년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어린이병원 소아병동에 화상으로 입원한 환자의 부상 원인을 조사한 결과 31%가 컵라면으로 인한 부상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뜨거운 물을 다룰 때는 반드시 보호자가 함께하고, 화상을 입었을 경우 즉시 찬물로 식히고 응급실로 데려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