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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한미 구금 재발방지 합의, 관세협상도 조속 타결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01 18:11

수정 2025.10.01 18:11

美, 한국의 숙련 인력 필요성 인정
3500억달러 투자 문제도 합의해야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미 조지아주 한국인 구금 사태의 재발방지를 위해 '비자 워킹그룹' 첫 회의가 열리고 있다. [외교부 제공]/사진=연합뉴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미 조지아주 한국인 구금 사태의 재발방지를 위해 '비자 워킹그룹' 첫 회의가 열리고 있다. [외교부 제공]/사진=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이 조지아주 한국인 노동자 구금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회의를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열었다. 또 주한미국대사관에는 한국 대미투자 기업들의 비자 발급을 위한 전담데스크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한다. 구금사태가 발생한 지 약 한달 만에 한국인 근로자들의 미국 현지 취업 문제가 해결 단계에 이른 것이다.

미국은 주요 투자국인 한국의 숙련된 인력의 현지 근로를 보장하겠다는 의사를 이번 회의를 통해 확인했다. 지난달 4일 미국이 느닷없이 한국인 근로자들을 구금함으로써 양국 간에 불거진 갈등이 가라앉게 된 것이다.

자기 나라에 돈을 들여 투자를 한 외국 기업의 근로자를 입국자격을 문제 삼아 구금한 미국의 태도는 국제적인 비난을 받았다.

양국이 약속한 것처럼 다시는 이런 사건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우리 정부도 미국 정부에 이 점을 분명히 상기시키고 못 박아야 한다. 우리 근로자들이 미국 입국에 애로를 느끼지 않도록 미국은 관련 절차를 용이하게 하는 등 후속 조치를 해야 할 것이다. 지금 미국 LG에너지솔루션 공장 건설은 구금사태 이후 중단돼 있다. 이번 한미 합의에 따라 조속히 현지에서 일할 사람들을 미국으로 보내 공장을 서둘러 완공해야 한다. 완공이 늦어지면 LG엔솔은 물론 미국도 그만큼 손실과 피해를 볼 것이다.

미국의 근로자 구금은 세계 최고의 선진국이자 경제대국으로서는 일으키지 말았어야 할 불미스러운 사건이었다. 뒤늦게나마 미국이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한국의 숙련된 근로자들의 필요성을 인식했다고 하니 다행스럽다. 앞으로 미국에서 짓고 있는 다른 공장에서도 한국의 근로자 사용권을 미국은 보장하기 바란다.

더불어 촉구하는 것은 미국이 한국의 3500억달러 투자에 대해 한국의 요구를 일부라도 수용해 합의점을 찾으라는 것이다. 외환보유액이 4000억달러 남짓한 나라에 그 80%가 넘는 달러를 투자하라고 억지를 부리는 것은 상식에 어긋나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쉽게 합의해 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은 그 돈을 미국에 투자할 경우 외환위기가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기 때문이다.

국익을 위해서라기보다 국가의 존립을 위해서 정부는 미국에 쉽게 양보해서는 안 된다. 미국이 우리 처지를 이해하도록 끈질기게 설명하고 설득해야 할 것이다. 이번 비자 회의에서 보듯이 국가 간에도 대화로 못 풀 문제는 없다. 미국이 선진 자유 대국임을 잊지 않는다면 언제까지나 막무가내식으로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로서는 관세협상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어내야 다시 수출을 다잡아 경제성장에 매진할 수 있다.
내수가 부진한 상태에서 수출마저 어렵다면 우리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미국이 우리에게 최대의 수출시장이므로 어쨌든 미국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질 수밖에 없다.
다만 저자세로 매달리지 않고 자존심은 지키는 외교의 지혜를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