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춘식 전국노인복지단체연합회 회장
노인이 노인 돌보는 현 상황 지적
축소된 치매 국가책임제 확대해야
대중교통 무임승차도 순기능 분명
활동지 넓어지며 소비 활동 늘어
노인이 노인 돌보는 현 상황 지적
축소된 치매 국가책임제 확대해야
대중교통 무임승차도 순기능 분명
활동지 넓어지며 소비 활동 늘어
임춘식 전국노인복지단체연합회 회장(사진)은 1일 이렇게 강조했다. 그는 무임승차 제도가 단순히 재정 적자를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순기능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노인이 지하철을 이용하며 활동 반경을 넓히면 건강이 개선돼 의료비가 줄고, 여가와 소비 활동도 늘어나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임 회장은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노인 문제를 오랫동안 연구했다. 이후 대한노인회 활동과 학계·시민단체 참여를 거쳐 현재는 전국노인복지단체연합회를 이끌고 있다. 학문적 연구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정책 제언을 이어가는 중이다.
10월 2일은 노인의 날이다. 유엔은 1990년 10월 1일을 '세계 노인의 날'로 지정했지만, 한국은 국군의 날과 겹친다는 이유로 하루 늦춘 10월 2일을 기념일로 삼았다. 임 회장은 "제정 당시 노인 인구 비중이 7% 수준이라 사회적 관심이 적었지만, 지금은 전체 인구의 20%가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라며 "노인의 날은 단순 기념일이 아닌 세대 간 존중과 연대를 되새기는 상징적 계기가 돼야 한다"고 설파했다.
그는 우리 사회의 가장 뿌리 깊은 문제로 노인 빈곤을 꼽았다. 실제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노인 빈곤율이 가장 높다. 기초연금은 월 30만원 안팎으로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고, 수급 노인의 70%가 여전히 생활고를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임 회장은 "말로는 경로우대라고 하지만 실제 제도는 생활을 지탱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며 "기초연금을 최소한 최저생계비 기준에 맞추도록 상향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노인 일자리 문제도 지적했다. 정부가 제공하는 공공형 일자리는 월 29만원 수준에 그쳐 '유급 자원봉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임 회장은 "세금을 투입하는 이상 단순 알바식 일자리보다는 노인의 능력과 성과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가 제공돼야 한다"며 "지금처럼 택배나 단순 노무에 치우친 구조로는 노후 불안을 해결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복지제도의 질적 한계도 짚었다. 한국의 노인 복지 항목은 250여개에 달해 세계적으로도 많은 편이지만, 실효성은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양적으로 많은 복지제도에 비해 정작 현장에서 체감되는 수준은 낮다"며 "제도가 있다는 사실보다 그것이 실제로 작동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복지는 투쟁으로 발전한다"며 "노동자가 노조를 통해 임금을 올리듯 노인도 스스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돌봄과 치매 국가책임제를 꼽았다. 임 회장은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구조는 한계에 부딪혔다"며 "돌봄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치매 국가책임제는 문재인 정부 때 도입됐지만 예산 삭감으로 약화된 상황"이라며 "초고령사회의 핵심은 예방적 복지와 돌봄 확대"라고 단언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그는 "노인 혐오가 사회에 뿌리내리면 세대 갈등만 심해진다"며 "존엄 있는 고령화, 건강하고 당당한 노후는 결국 국가가 책임져야 할 문제이고, 젊은 세대와의 공존을 위해서라도 노인복지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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