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소비쿠폰 특수’ 북적이는 전통시장… 대형마트도 할인 총공세

이정화 기자,

김현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01 18:21

수정 2025.10.01 18:33

추석 앞둔 유통가 풍경
상인들 "작년보다 택배 주문늘어"
손님들 "야채값 마트보다 저렴"
소비쿠폰에 매출 타격 대형마트
농축수산물 등 할인폭 확대나서
추석 연휴를 앞둔 1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이 이용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추석 연휴를 앞둔 1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이 이용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서울 중구 이마트 청계천점 채소코너에서 고객들이 추석용 장을 보고 있다. 사진=이정화 기자
1일 서울 중구 이마트 청계천점 채소코너에서 고객들이 추석용 장을 보고 있다. 사진=이정화 기자
"전통시장보다 싼 가격에 드립니다."

1일 오전 서울 중구 이마트 청계천점. 이른 아침이지만 추석을 앞두고 장을 보러 나온 소비자들로 매장이 붐볐다. 입구 신선식품 코너에서는 가격 할인 안내 방송이 연이어 흘러나왔다. '농식품부 할인지원'이 적힌 팻말 앞에서 국거리용 무를 고르던 주부 김모씨(58)는 "농식품부 할인이 체감될 정도로 싸게 느껴지진 않는다"며 "물가가 오르는 게 너무 당연해져서 생활비가 항상 빠듯하다"고 하소연했다.

김장용 배추를 사러 나온 정모씨(47)는 "여름 장마철에는 배추 한 포기가 8000~9000원까지 올라 엄두도 못 냈다"며 "지금도 싸지 않지만 오늘 상품이 싱싱해 보여서 한 포기 더 샀다"고 말했다.

그는 "명절이 가까워지면 배추, 무 같은 필수 채소부터 과일까지 값이 오르니 미리 장을 보는 게 습관이 됐다"고 했다.

추석 명절 대목을 앞두고 고물가 부담이 여전한 가운데, 정부의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이 시작되면서 유통가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전통시장은 쿠폰 특수에 웃고, 대형마트는 맞불 세일로 방어에 나선 분위기다. 소비자들은 오르내리는 물가 속에서 장바구니 부담을 덜기 위한 '가성비'소비가 추석에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전통시장은 소비쿠폰 효과가 더해지면서 명절 수요가 한층 살아났다. 이날 오전 서울 동작 남성사계시장은 개장 두 시간 만에 페이백 예산이 동날 정도로 사람이 몰렸다. 남성사계시장 고객센터 관계자는 "구매 금액대별로 최대 2만원까지 페이백을 해주다 보니 새벽 6시부터 줄 선 손님도 있었다"며 "개장 직후 준비된 예산이 모두 소진됐다"고 전했다. 한 상인도 "올해는 작년보다 택배·선물 주문이 확실히 늘었다"며 "소비쿠폰 덕에 장사가 숨통이 트였다"고 말했다.

정육점, 채소가게, 생선가게마다 명절 음식 재료를 미리 챙기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50대 주부 최모씨는 "야채는 확실히 전통시장이 싸다. 양파, 버섯는 마트보다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며 "올해는 작년보다 전반적으로 물가가 많이 올랐는데 특히 과일값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시장은 일일이 잘 골라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가격만큼은 확실히 이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청량리청과물시장도 명절 대목을 앞두고 활기를 띠었다. 가게 앞에는 LA갈비, 동태, 나물 등 명절용 재료가 진열됐고 과일가게 상인들은 연휴 선물용 택배 포장으로 분주했다. 과일 상인은 "올해는 연휴가 길어 선물용 택배 수요가 늘었고, 소비쿠폰 효과도 체감된다"고 말했다.

명절에 먹을 완조리 음식 수요도 눈에 띄었다. 70대 이모씨는 "나이가 드니 명절 음식을 직접 하기 힘들다"며 "전, 잡채, 나물은 전통시장에서 사려고 왔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에 비해 물가가 전반적으로 다 올랐지만 과일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면, 추석을 앞두고 가격이 급등한 쌀은 대형마트를 찾는 경우가 많았다. 40대 주부 이모씨는 "가격이 많이 올라 부담은 되지만 쌀은 무겁기도 하고, 온라인 주문하면 바로 집 앞까지 배송돼서 마트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는 소비쿠폰 사용처에서 제외돼 차례상 수요 잡기에 총력전을 펼치는 분위기다. 이마트는 지난달 30일부터 대규모 할인 행사 '고래잇 페스타'를 열고 정면 대응에 나섰다.
정부가 소비쿠폰 사용처에서 대형마트를 제외하면서 지난 7~8월 대형마트 매출은 5%가량 줄어드는 등 타격이 컸기 때문이다. 마트는 행사 기간 동안 주요 농축수산물을 비롯해 가공·생활용품까지 할인 품목을 확대해 '쿠폰 역풍'을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쿠폰 수요가 전통시장과 중소형 유통 채널로 몰리는 만큼 대형마트는 자체 할인으로 경쟁력을 보여줘야 한다"며 "추석 연휴를 앞두고 할인 폭을 키운 것도 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김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