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호황맞은 K조선 "사실 지금이 위기...해외진출 선택 아니다"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07 06:59

수정 2025.10.07 06:59

국내 야드 생산 능력 한계..中에 전부 뺏길 수 있다
국내 인력 확보 어려워..사업 지속성에 한계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오른쪽 첫번째)이 미국 필라델피아 한화필리조선소에서 열린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 명명식에서 이재명 대통령, 조쉬 샤피 펜실베니아 주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환영사를 하고 있다. 한화그룹 제공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오른쪽 첫번째)이 미국 필라델피아 한화필리조선소에서 열린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 명명식에서 이재명 대통령, 조쉬 샤피 펜실베니아 주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환영사를 하고 있다. 한화그룹 제공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열린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 명명식에서 관계자들이 마스가 모자를 쓰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열린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 명명식에서 관계자들이 마스가 모자를 쓰고 있다. 연합뉴스
김송학 HD현대베트남조선 대표(가운데)가 HD현대베트남조선 야드를 점검하고 있다. HD현대베트남조선 제공
김송학 HD현대베트남조선 대표(가운데)가 HD현대베트남조선 야드를 점검하고 있다. HD현대베트남조선 제공

김송학 HD현대베트남조선 대표. HD현대베트남조선 제공
김송학 HD현대베트남조선 대표. HD현대베트남조선 제공

[파이낸셜뉴스] K조선이 호황을 맞았지만 지금이 위기라는 시각이 나온다. 국내 야드를 통해서는 생산 능력에 한계가 있어, 야드 포화시 향후 발주되는 선박 물량을 중국에 전부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다.

국내에선 인력 확보가 어려워 사업 지속성 측면에서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노란 봉투법 영향으로 전면파업을 겪은 HD현대중공업은 월 기본급 기준 HD현대중공업은 13만5000원에 타결한 바 있다. 한화오션은 12만3262원, 삼성중공업은 13만3196원였다.



8일 김현준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국내 야드만으로는 생산능력의 한계가 존재해 해외진출이 필수라고 봤다. 업황 개선세 중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방산 및 해양플랜트 수요도 가세할 것으로 전망되서다. 국내 야드가 포화된 상태에서 '향후 발주 물량을 중국에 뺏길 수 있다'는 판단 하에 K조선이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봤다.

중극은 2023년 후 생산능력 확장에 들어가 뉴 타임즈 조선은 드라이 도크를 1개 확장, 2027년 가동 예정이다. 헝리 조선소는 약 12억7000만달러를 투자해 연 710만t 규모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 중이다. 양지장 조선은 2026년 말 완공을 목표로 연 약 80만dwt 생산능력을 보유한 신규 조선소를 건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경쟁 심화도 K조선의 해외 진출을 부추기는 부분이다. 중국은 친환경 선박 등 대부분의 선종에서 수주 경쟁을 할 정도로 건조 역량이 강화된 상태다. K조선의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건비가 저렴한 나라에서 건조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무게가 실리는 부분이다.

국내에서는 인력 확보 등의 어려움으로 사업 지속성에 한계가 있는 것도 K조선이 해외진출해야 하는 이유다. 조선업은 노동집약적 산업인 만큼 한국의 인구 구조를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국내에서는 조선업 경쟁력 유지에 많은 도전이 있을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대해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은 한미조선이 협력,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의미지만 동남아로 K조선의 진출은 중국과 경쟁에서 시장 잠식을 피하기 위한 노력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노동 강도 대비 임금을 경쟁력있게 주기 어려워 생산인력을 구하기 어렵고, 노령화로 이어진다"며 "LNG(액화천연가스)선은 중국과 차별화할 수 있어 국내에서 생산하지만 벌크선, 자동차운반선은 생산을 하지 못한다. 중국과 가격을 고려하면 탱커선, 컨테이너선 경쟁도 어려운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K조선이 고수익 선박에만 초점을 맞춘 것도 저임금이 가능한 해외진출을 추구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이 연구위원은 "발주가 많았던 지난해 한국 조선사는 1년 생산량 1000만~1200만CGT에 맞춰 건조했는데, 생산능력을 늘리기 위한 투자에는 적극적이지 않았다"며 "암벽이 많이 필요한 LNG운반선 관련 생산능력 확대 정도일 뿐 도크 확대는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김명현 부산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겸 대한조선학회장은 "조선산업의 주기성을 고려할 때 해외진출은 필요하다. 역대 해외진출을 돌아보면 비나신 조선과 합작한 HD현대베트남조선 외 대련, 수빅 등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좀더 신중하고 치밀한 계획이 필요하다. 인력수급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HD현대그룹은 HD현대베트남조선, HD현대중공업필리핀 등을 통해 해외에서 사업을 영위 중이다. HD현대베트남조선은 생산능력을 늘리고, 8월 두산에너빌리티로부터 인수 계약을 체결한 두산비나(가칭 HD현대비나) 등이 해외 사업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2021년 후 중국 영파법인을 정리, 영성법인으로 생산을 일원화했다. 지난 6월 페트로베트남 산하 PVSM과 탱커 건조 협력에 대한 MOU를 체결, 4척을 공동 건조할 계획이다.

한화오션은 미국 필리조선 외 싱가포르, 브라질 등에 진출하고 있다. 2024년 11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함께 싱가포르 해양플랜트 상부구조물 전문 제작업체인 다이나맥홀딩스를 인수했다.
올해 2분기에는 인도, 브라질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