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반려견이 싼 대변을 치우지 않고 떠난 견주가 '한자 사과문'을 게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아파트 엘리베이터 정중앙에 빅똥을 싸고 튄 일에 대한 견주의 황당한 사과문'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한 아파트 입주민이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정말 상식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불쾌하고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운을 뗐다.
A씨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8시께 한 견주가 반려견을 데리고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당시 반려견은 엘리베이터 한가운데 대변을 봤지만 견주는 본인 휴대전화를 보느라 반려견이 대변을 본지도 모른 채 그대로 내렸다고 한다.
이후 해당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입주민들은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대변을 보게 됐고, 심지어 어린아이들은 모르고 대변을 밟기까지 했다고 한다.
이에 입주민들은 관리소 측에 항의했고, 퇴근한 관리소 직원 대신 경비원이 직접 나서서 엘리베이터 내부를 청소했다고 한다. 그러나 다음 날까지 엘리베이터에 악취가 진동해 불쾌감을 줬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다음 날 입주민 관리 센터에 해당 일을 얘기하고 관리 센터의 권유에 견주가 사과문을 붙였는데 그마저도 진정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며 견주가 붙인 사과문 사진을 공개했다.
견주가 쓴 사과문에는 "입주민 제위(여러분) 귀하. 2025년 9월 29일 20시 전후경 저희 집 반려견의 승강기 내 오물 방치를 인지하지 못하여 입주민 여러분께 누를 끼쳐 것에 심심한 유감을 표합니다. 2025년 9월 30일 반려견 주인 올림"이라는 내용의 글이 한자와 섞여 적혀 있다.
A씨는 "한자투성이의 사과문은 한눈에 봐도 진심보다는 있어 보이려는 의도가 더 강하게 느껴졌다"며 "그 와중에 '누를 끼친 것에'를 '누를 끼쳐 것에'라고 표기할 정도면 정말 무성의 그 자체다.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형식적인 사과로 대충 넘어가려는 태도가 참 어이가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직접 답글을 작성해 엘레베이터에 붙여진 어이없는 사과문 바로 옆에 붙여 놓으려한다"며 "견주께서 제발 이 글을 보시고 조금이나마 자신의 행동을 반성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개똥도 안 치우는데 교양 있는 척한다", "가지가지 한다", "있어 보이지도 않는데, 한자로 적은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 "저 한자 하나하나 찾아서 사과문 쓰느라 고생했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들은 견주의 한자 사용이 틀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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